◎이 고문 당권재장악… 개혁세력 포용 숙제이기택 상임고문이 4일 당권을 재장악함으로써 민주당은 온건보수 노선으로 회귀한 강력한 단일지도체제를 출범시켰다.
이고문의 경선승리는 우선 지난해 개혁신당과의 합당이후 계속돼온 민주당의 정치실험이 끝났음을 의미한다. 당내 최대단일계보의 수장이 경선을 통해 총재로 선출됨에 따라 당운영이 좀더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동시에 이총재는 4·11총선 패배를 딛고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치열했던 당권경쟁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입은 상처도 적지않다. 이총재는 취임연설에서 『모든 세력을 포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권경쟁에서 패배한 개혁세력은 「이기택체제」의 민주당과는 거리를 두기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지난해부터 민주당이 쌓아온 개혁이미지는 불가피하게 상당부분 퇴색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정통야당세력과 재야·시민운동 세력이 결국 화학적 융합에 실패하고 물과 기름처럼 유리돼버린다면 당의 존립근거 또한 반감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민주당은 대외적으로 명확한 전략목표를 세워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총재는 이와관련, 『양김씨 퇴진을 전제로 대선이전까지 반드시 야권통합을 이루겠다』고 공약, 야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안모색론」의 틈바구니를 공략할 것임을 내비쳤다. 이총재는 또 『양김씨가 밉더라도 여당보다 미울 수는 없다』면서 야권공조 대열에 복귀할 뜻을 밝혔다. 당 일각에서는 단일지도체제를 확립한 민주당이 영남, 특히 경남지역을 대표하는 야당으로서 활로를 모색해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대회는 2천여명의 대의원들이 팽팽하게 양분돼 막판까지 우열을 예측할 수 없는 열띤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계보지구당내에서 대거 이탈표가 나와 혼전양상을 보이면서 양진영 모두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이후보가 연설에서 『나에게는 야당을 수호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자, 홍성우최고위원이 곧바로 『이미 걸어온 길을 다시 거꾸로 갈 수는 없다』고 반박하는 등 노선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다소 초조한 표정이었던 이총재는 『경선출마는 나로서도 모험이었다』며 『35년 정치생활중 가장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홍최고위원은 당락이 확정된뒤 『내가 당원으로 있는 민주당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갖고있다』면서 『당이 이총재를 중심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힘을 합쳐나가자』고 하자 당원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