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국회가 법정 개원일인 5일부터 공식 출범한다. 정파들간의 싸움으로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15대 국회의 앞날도 결코 순탄치 않으리라는 예감을 갖게 한다. 새국회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갖고 있던 국민은 적이 처음부터 실망이다. 그렇다고 새국회에 대한 바람을 미리 포기할 수는 없다. 진통끝에 출범하면 4년의 임기동안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우선 15대 국회가 처한 시대적 상황만 보아도 국가적으로 헤쳐 나가야 할 난제들이 수두룩하다. 21세기의 문턱에 위치하게 될 새 국회는 무엇보다도 무한경쟁의 세계에서 활로를 개척할 수 있는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각종 행정규제의 과감한 완화를 통해 행정부의 권위주의 관료주의 타성을 타파하고 독선 독주에 제동을 걸어야 할 것이다. 한국을 일류국가로 만드는데 국회가 견인차 역할을 해 달라는 것이다.
다음은 의원들 각자가 남북통일에 대비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북한 사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곧 불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국회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무슨 일이 터지더라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가지 대내외적인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국정을 효율적으로 끌고가기 위해서는 국회 자신이 이제는 좀 달라져야 한다. 구태의연한 정쟁에 휘말려 꼼짝도 못하는 국회를 가지고서는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다수의 횡포와 독주, 소수의 극한 투쟁은 이제 버려야 한다.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정책개발과 입법활동으로 새로운 국회상을 정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각 정당이 소속 의원들에게 자율성과 재량권을 부여해야 한다. 정당의 파견원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로서 일할 수 있도록 풀어주라는 말이다. 모든 안건에 대해서 일일이 지침을 내리고 지시를 하는 것은 국회의 독립성과 자주성을 해치는 일이다.
특히 15대 국회는 임기중에 대통령이 바뀌는 선거가 실시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커다란 변혁에 직면하게 되어 있다. 독립성과 자주성이 유독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입법부와는 견제와 균형의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행정부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제발 국회를 형식적으로 대하지 말고 진지하게 임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에게도 할 말이 있다. 국회와 의원들을 무조건 불신과 혐오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이제부터는 애정의 눈길로 감싸주고 격려해 주는 국민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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