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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감원장구속의 충격(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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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감원장구속의 충격(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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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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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감독원장의 전격적인 구속은 국민을 또 한번 실망시키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도대체가 썩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을 처벌해야 부패를 잠재울 수 있는가. 기왕지사는 접어두고 이제부터라도 뇌물수수가 근절되고 하다 못해 줄어들기라도 해야 하는게 아닌가고 생각해 왔던 대다수 국민은 백원구 원장의 부정을 보고 절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됐다.올들어서만도 지난 3월 공정거래위 이종화 독점국장과 정재호 정책국장에 이어 또 이철수 제일은행장등 한달이 멀다하고 경제부처와 금융계 고위공직자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사태가 빚어졌는데 이번에 다시 경제감독관청의 최고 책임자가 구속됐으니 이런 사태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해야 할 것인지 막막할 따름이다.

새정부들어 사정 개혁바람이 태풍같았었고 3년동안 한번도 그 고삐가 늦춰진 적이 없었는데도 부패는 척결된 흔적이 없고 뇌물관행은 여전하다. 이 대목에 대해 정부는 심도있는 자기성찰을 해야 할 것 같다. 공직사회의 부패척결을 위해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다시 한번 결의를 다질 필요가 있다. 좀 더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장기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이번 사건이 한층 더 충격적인 것은 경제검찰이라는 공정거래위가 뇌물에 오염됐던 것처럼 자본시장에서 검찰 역할을 해주어야 할 증권감독원이 썩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감독원에 비리가 많다는 제보를 입수해 2개월 전부터 내사해 왔다는 검찰은 백원장 말고도 2∼3명의 고위 간부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시장에는 작전이라는 이름의 대규모 주가조작과 내부자 거래, 거짓 정보와 불법적 시세조정 등 온갖 사고와 범죄가 끊이지 않았다. 이같은 비리 부정이 감독원의 부패와 무관치 않다는 사실이 이번에 밝혀진 셈이다. 질서와 규율을 세워야 할 감독원이 스스로 썩어 병들어 있으니 시장이 건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전면 개방을 앞두고 자본시장을 이런 상태로 내버려 두었다가는 그 충격파를 감당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선의의 주식투자자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나 산업재원조달과 국가적 저축기반 조성, 국민재산형성 등 자본시장 본래의 기능을 되살리기 위해서나 증권시장은 전면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증권감독원의 구조적 비리를 차제에 발본 색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장 전반에 걸쳐 광범한 제도개선도 이루어져야 한다. 쓸데 없이 움켜 쥔 권한은 과감하게 민간이양을 하고 최소한의 인허가 감독권도 그 행사과정에 최대한의 투명성이 보장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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