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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주자들 대권행보 “낮은 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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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주자들 대권행보 “낮은 포복”

입력
1996.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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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중단”후 터 닦기 암중 모색/“행여 오해 살라” 극도 신중 언행/강연·소모임 등 “최소 활동” 잠행신한국당의 대권주자들은 김영삼 대통령의 대권논의 중단지시 이후 한달이 넘도록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차기대권 문제에 대해 극도로 신중한 언행을 유지하고 있고 예년같으면 부담없이 참여했을 각종 원내외 모임참석도 가급적 줄이고 있다. 이들이 그나마 목소리를 내는 자리는 외부 강연정도일 뿐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튀는」내용은 거의 없다. 오해의 소지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도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정국상황은 이들의 활동공간을 더욱 좁히고 있다. 여야간 첨예한 전선이 형성된 마당에 자칫 당내 파장과 분란을 일으킬 수 있는 대권문제를 입에 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월드컵 공동유치 결정으로 인한 국민적 지지분위기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는 무엇보다 대권주자들이 향후 대선후보 경선결과에 미칠 김대통령의 영향력을 의식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일보가 실시한 소속의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이상이 김대통령의 의중이 경선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권논의 중단지시를 거스를 경우 여권핵심부의 신뢰를 잃어 대사를 그르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생각인 듯하다. 따라서 대권주자들의 이같은 낮은 포복은 적어도 연말까지는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이들은 물의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꾸준히 도전의 기반을 닦는 암중모색의 행보를 취할 수밖에 없다. 객관적 상황을 이유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경우 「자생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까닭이다.

이와관련, 첫번째 방법이 강연 등을 통한 나름의 이미지부각과 여권핵심부와의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대권주자들은 그동안 강연등을 통해 차기문제에 대한 김대통령의 의중이 존중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최형우 의원은 지난달 『당의 정권재창출을 위한 길이라면 킹도 될 수 있고 킹메이커도 될수 있다』며 김 대통령의 뜻이 관건이 될 것임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바있다. 또 이한동 의원은 지난달 30일 연세대 행정대학원 특강에서 『차기 후보선출의 방법과 시기를 정하는데 개인의 의견이 있을 수 없다』며 몸을 낮췄다. 나아가 박찬종전의원은 『나와 같은 평당원도 영향력이 있는데, 총재인 김 대통령의 영향력을 문제삼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최의원의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대비한 미래형 정치, 이의원의 지역통합과 안정적 국가운영을 위한 중부권 역할론, 박전의원의 부국강병과 민생정치, 김덕룡 정무1장관의 세대교체와 지역주의 타파론 등은 지도자상의 각인을 위한 논리로 볼 수있다. 이회창 전 총리는 4일부터 연세대 대학원을 시작으로 본격 강연에 나선다.

두번째 물밑 움직임은 당내 인사들과의 소그룹별 만남이다. 대권주자들은 4·11총선후 동문 당선자 회동이나 낙선자 위로모임 명목의 연쇄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런 인간적 교류를 통해 지지기반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일각에는 모 중진의원이 특정 후보진영에 가세키로 했다는 소문도 심상치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밖에 아직은 미미하지만 대권주자간 합종련형(합종연횡) 가능성이 참모그룹 차원에서 은밀히 타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주목되고 있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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