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흐름 개선돼야 돌파구5월 주식시장은 여러 의미를 갖고 출발했다. 4월에 시작한 주가반등이 본격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을지를 비롯해 경기연착륙 전망이 주가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가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출발한 장이었기 때문에 대세를 읽으려는 투자자들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한달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두가지 모두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에서 마감하고 말았다.
장세는 5월초부터 후퇴하기 시작해 4월장세가 선거를 전후한 일과성 장세였음을 보여주었고 경기는 수출부진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 주식시장의 최대 악재로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1·4분기 경기흐름이 지난해 1·4분기의 부진에서 소폭 회복해 전체적으로는 연착륙기대감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소의 위안을 주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인 급속한 수출후퇴는 일본과의 경쟁관계에서 비롯된 구조적 현상이라는데에 심각성이 있다. 현재 증시에서는 수출관련주들이 투자자금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수출관련주들은 주가수준도 높고 물량도 많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의 상당분을 수출관련주들이 차지하고 있어 거액투자자들이나 기관투자자들은 급작스런 수출침체에 당혹해질 수밖에 없다.
주가란 외부로부터 돈이 들어와야만 오르는 것이지만 그보다는 내부의 돈이 잘 흘러야 움직이기 쉽다. 많은 자금이 수출관련주에 투자된 상태에서 수출경기가 급랭하고 있으므로 장세가 경색국면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점이 현 장세의 가장 심각한 문제다.
투자란 항상 대안이 있게 마련이다. 지금도 내수소비나 건설투자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는 국내경기를 감안하면 이들 주식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상승기대도 가질만 하다. 그러나 문제는 장내의 돈이 선도주에 묶여서 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돈의 흐름이 개선될 때까지 주식시장은 쉴 수밖에 없고 그 이후에나 다시 돌파구가 나올 수 있다.
당분간 주식시장은 쉬는 국면일 것으로 보인다. 선물시장도 당분간 답보상태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 개별종목에 대한 투자에서 어느정도 이익을 챙길 수도 있으나 대형주가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는 개별투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아직 장내에 어느정도 남아 있는 돈의 힘을 믿고 고주가를 유지하는 주식들이 적지않은데 그들중 해외의존도가 높은 주식들에 대해서는 장단기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주가는 외부로부터 오를 힘을 얻지 못하면 내부에서도 분열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스스로 움츠렸다가 다시 뛰어오르는 개구리와 같은 속성을 갖고 있는 것이 주식시장이라는 평범한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할 시점이다.<엄길청 아태경제연구소 소장>엄길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