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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재주는 미가 재미는 유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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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재주는 미가 재미는 유럽이

입력
1996.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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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제도 빗장풀어도 소비자는 유럽산 선호/판매신장 「빅3」 18%­벤츠·BMW 등 61% 대조적「빗장은 미국차가 풀고, 재미는 유럽차가 더 본다」

미국자동차업계가 국내시장 판매확대를 위해 또다시 대정부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한미자동차협상 합의에 따른 국내제도 변경으로 미국차보다는 유럽차들이 오히려 더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미자동차협상에 따른 세제혜택이 시작된 올 1월부터 4월말까지 국내 11개 수입차공식딜러가 판매한 승용차는 모두 2,925대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2,026대에 비해 44.4%가 늘어났다.

이 중 포드 GM 크라이슬러등 미국차는 774대에서 912대로 17.8% 늘어난데 비해 벤츠 BMW 볼보등 유럽차는 1,252대에서 2,013대로 60.8% 증가해 유럽차들이 엄청난 반사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차의 판매부진에는 「세이블」로 성가를 높이던 포드자동차가 국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차종을 조정해 직판체제를 준비하느라 올들어 판매를 제대로 하지 못한 원인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소비자들의 취향이 미국차보다는 유럽차에 맞기 때문에 유럽차들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수입자동차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 미국차가 유럽차보다 대체적으로 싸게 판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미국차가 덩치만 클뿐 유럽차보다 안전하지 못하고 품격도 떨어진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벤츠 BMW등 유럽차 판매업체들의 경우 전담차량과 전문요원으로 애프터서비스반을 구성하고 서울에 이어 부산 인천에 대규모 정비전담공장을 신설하는등 서비스분야에서 미국차업체들을 앞지르고 있다.

미국 자동차업계는 이같은 자국의 문제점은 뒤로 한채 국내시장에서 미국차가 「급속히」 팽창되지 않는 이유로 국내 자동차관련 세제만을 문제삼겠다는 자세다.

앤드루 카드 미국자동차공업협회장은 지난달 27∼28일중 청와대 재정경제원 통상산업부 건설교통부등 자동차관련 주무부처를 돌며 자동차관련 세제를 전면 개편할 것을 주장했다.

한국의 관세가 8%로 미국의 2.5%보다 높고 자동차특별소비세와 분기별자동차세가 대형차에 불리하게 돼 있어 소비자들이 미국차를 선택하기를 주저하고 있다는 논리다.

비좁은 도로여건과 극심해지는 도시의 공해문제를 줄이기 위해 누진세 개념의 자동차세금 체계를 채택하고 있는 국내정책의 특수성은 아예 인정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국내자동차업계는 카드회장의 입김이 미국정부에 그대로 전달돼 8월께면 미국측이 본격적으로 대한통상압력을 가해오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미자동차협상이 끝난지 불과 9개월도 못돼 내국세문제까지 거론하는 미국의 태도가 승용차 판매확대보다는 내정간섭 인상으로 반미감정만 불러일으켜 결과적으로 자국에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단계적이 아닌 「단숨에」 한국자동차시장이 개방되기를 주장하고 있다』며 『한국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소형차종을 들여와 싼값에 판매하고 서비스를 강화하는등 자구노력을 한 다음 국내 제도를 거론하는게 순리일 것』이라고 말했다.<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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