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혈전 “광고인 올림픽”/작년 총 매출 220조원 “21C 유망 산업”/「멀티미디어시대」 첨단전략 경연장/“세계 10위” 국내업계 질적 도약 계기로광고인들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광고협회(IAA)의 제35차 세계광고대회가 9∼12일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열린다.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열리는 서울대회에는 세계 각국 광고주와 광고회사 직원등 광고관련분야 종사자 2,500여명이 참가, 광고산업의 미래를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대회 주제가 「비전―멀티미디어 시대에 광고와 소비자」로 최근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광고가 급증하는 추세여서 광고인들은 물론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고산업은 21세기 유망산업으로 꼽힐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총광고비는 2,800억달러(약 220조원).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이츠회장은 2010년 세계 광고비가 총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 광고비도 95년 4조9,000억원으로 규모면에서 아시아 2위, 세계10위권에 진입했고, 올해는 이보다 17%가량 늘어난 5조8,000억원으로 예상되는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95년 미국은 GNP의 2%, 일본도 GNP의 1%(5조엔)가 광고비였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성장이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를 파는 시대」에 들어섰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광고를 빼놓고는 마케팅을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 현대 LG 대우등 대기업들이 최근 대외 이미지를 높이고 판로확대를 위해 해외광고 및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세계광고의 주된 특징은 세계화다. WTO체제출범 이후 무역장벽이 무너지듯 광고에 대한 국가간 규제도 사라진데 따른 것이다. 현재 IBM 코카콜라 리복 리바이스등 직수입광고가 그대로 우리 안방에 방영되고 있고 해외 광고제작도 붐을 이룬다. 외국모델의 활용은 기업의 경영이념이나 광고 전략과 일치된 모델로 마거릿 대처, 칼 번스타인, 앨빈 토플러같은 외국 유명인사들을 캐스팅하는 것으로까지 발전했다.
우리업계도 해외에 지사를 설립, 해외광고에 직접 나서고 있는데 다국적 광고사와의 전략적 제휴도 활발하다. 금강기획은 최근 미국 베이츠월드와이드사와 합작광고사인 「다이아몬드 베이츠코리아」를 설립했고, 오리콤은 미국 린타스 월드와이드사와 광고대행 및 운영에 관한 계약을 했으며 코래드는 미국 오길비 앤 매더(O&M)와 제휴하고 있다. 제일기획도 89년 미국 보젤과 제일보젤을 설립했고, LG애드가 미국 BBDO사와, 대홍기획이 미국 DDB 니드햄과 업무제휴중이다.
또 다른 특징은 광고매체의 다양화. 신문등 전통매체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TV의 홈쇼핑,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마케팅등 소비자와 대화할 수 있는 쌍방형 광고가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광고대행사와 소프트웨어제작사의 합병이 줄을 잇고, 유럽은 뉴미디어활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국내 주요 광고대행사들도 다국적 광고사들처럼 음반 및 영상사업 마케팅컨설팅 CATV 관련사업 문화스포츠등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세계광고의 본류를 한 눈에 읽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번 광고대회다. 대회조직위원장인 김명하코래드사장은 『서울대회는 마케팅과 미디어, 광고가 혼합된 토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축제』라고 강조했다. 세계 광고계의 거물들이 다수 참가하는데다 규모면에서도 역대 최대라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업계는 우리 광고산업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인 동시에 그동안의 양적인 성장에서 질적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광고산업의 세계화를 위한 기폭제가 된다는 얘기다.<정희경 기자>정희경>
◎누가 참석하나/미디어·마케팅의 귀재들 모두 모인다/「WPP」 마틴 소렐회장·「스타TV」 라클란 머독 부회장/「덴쓰연」 후쿠가와 이사장등 “살아있는 전설” 총 집합
광고와 마케팅, 매스미디어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와 경영자들이 서울로 모여든다. 이들은 「비전」을 주제로 열리는 제35차 세계광고대회의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에서 21세기 멀티미디어시대의 광고와 소비자 관계 등에 대해 강연한다.
참석인사 중에는 세계 최대규모의 광고대행 및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재벌인 「WPP그룹」의 마틴 소렐 회장, 홍콩 스타TV의 라클란 머독 부회장, 일본 최대의 광고대행사 「덴쓰」의 종합연구소 이사장 후쿠가와 신지(복천신차)등 쟁쟁한 인사들이 들어 있다. 당초 참석키로 했던 「IAA AWARD」수상자인 테드 터너 CNN회장은 참석하지 못한다.
WPP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광고와 마케팅 서비스 분야의 재벌이다. 83개국에 광고대행과 시장조사, PR등을 하는 40여개의 회사와 780여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WPP는 통합마케팅 서비스 분야에 특히 중점을 두고 있다.
연간 매출액은 130억달러(한화 약10조4,000억원)를 웃돌고, 직원만 해도 2만여명이나 된다. 마틴 소렐은 86년부터 이 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다. 케임브리지대와 하버드 대학원을 졸업한 이 재정전문가는 광고대행및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귀재로 통한다.
라클란 머독 부회장은 세계 각국에 150여개의 신문사·방송사·영화사·출판사등을 소유하고 있는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의 아들. 미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한 그는 25세의 청년으로 호주의 지방일간지 「뉴스」부회장과, 중국 인민일보와 합작한 대규모 정보기술회사 「북경 PDN 신렌 정보기술사」의 사장이기도 하다.
덴쓰는 단일 광고대행사로는 세계 최대의 매출액을 자랑한다. 도요타 소니 등 일본 대기업 대부분이 덴쓰의 광고주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2,200억엔(약 9조원). 덴쓰종합연구소는 이 회사의 싱크탱크로 기업경영 및 정부 프로젝트의 자문기능도 하고 있다. 일본 통산성 사무차관 출신인 후쿠가와 신지는 「고베 철강」부사장을 거친 뒤, 94년부터 덴쓰종합연구소 이사장을 맡고있다.
이밖에 뉴스위크의 피터 맥그라스 편집장,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의 어번 레너 편집장, 다국적 광고대행사인 「DDB 니드햄 월드와이드」의 키스 라인하트 회장과 「베이츠 월드와이드」의 마이클 번지 회장, 통합마케팅 분야의 권위자인 미콜로라도대학 톰 던컨교수, 세계 최대의 조사회사인 「AC 닐슨」의 피터 웰던 부사장 등도 강연자에 포함돼 있다.<김성호 기자>김성호>
◎주요행사일정/뉴미디어 첨단기법·작품전 등 풍성한 볼거리
서울대회는 9일 하오6시 환영만찬을 시작으로 마케팅커뮤니케이션에서 뉴미디어, 크리에이티브까지 광고전반에 관한 열띤 장이 펼쳐진다.
3일간 일정을 보면 10일에는 21세기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미래를 전망해 보고, 11일에는 ▲인터액티브 미디어 ▲가상현실 ▲CD롬 출판 ▲주문형비디오 및 전자데이터 상호교환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다루며, 마지막날인 12일에는 변화하는 소비자 행동패턴과 전자기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크리에이티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가늠해 본다.
이밖에 한국국제광고물 및 기자재전, 국제판촉물전시회, 국제광고사진가 사진전람회, 아트디렉터즈클럽 작품전시회등이 동시에 열려 풍성한 볼거리도 제공된다. 세계 광고계 인물들과의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매일 저녁 만찬행사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이밖에 대회가 열리는 2년마다 광고와 마케팅분야에 크게 공헌한 인물에게 주는 IAA상은 CNN의 테드터너회장에게 돌아갔는데 11일 시상식에는 테드터너 집무실과 광고대회장을 위성으로 연결, 화상을 통해 수상소감을 밝힌다.
◎대회조직위 신인섭 사무총장/50개국 2,500여명 참가 예상/“역대 최대규모” 행사준비 만전
『서울광고대회는 광고인들의 행사만은 아닙니다. 국내 광고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조직위원회 신인섭사무총장(67·사진)의 이 대회에 대한 평가다.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이 판로확대의 교두보인 「브랜드 알리기」를 위해서라도 대거 참석예정인 광고계 거물들과 접촉, 그들의 노하우를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광고비 세계 10위라는 규모에 걸맞은 위상을 찾는데도 큰 의미가 있으며, 국내 광고업계를 이끌어 갈 젊은 광고인들에게 세계 광고계의 흐름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게 신총장의 설명이다. 앞으로 10년이내에 아시아지역에서 광고대회가 열릴 가능성이 적은 점을 고려해 광고를 연구하는 교수와 대학생들에게는 참가비를 10분1 정도로 할인해 준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회 운영자인 국제광고협회(IAA)는 38년 세계 각국 광고주 광고대행사 언론매체 및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업체 간부들이 구성한 세계 유일의 광고단체로 현재 87개국 3,50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개최자체로 우리나라를 홍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는 셈이다.
신총장은 『40여명의 연사도 확정되는등 준비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역대대회중 가장 성공적인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일 현재 50개국 610명의 외국 광고계인사와 국내 1,320명등 모두 1,930명이 참가등록을 끝내 예상참가인원인 2,500명에 무난히 도달할 전망이다.
광고단체협의회 광고주협회 광고업협회 신문협회광고협의회 광고영상제작사협회 잡지협회등 대회운영에 참가하고 있는 단체들의 준비도 착실히 이뤄지고 있다.
『가급적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광고에 대한 인식은 물론 국내 광고 수준도 10년정도는 앞당겨질 겁니다』 신총장은 84년 아시아광고대회에도 사무총장을 맡은 바 있는 광고계의 국제통으로 코래드고문, 한국ABC협회 전무등을 역임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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