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언론 잇단 환영 성명·논평/일부선 “갈등 깊어질수도” 반응/“한·일 유착으로 북 더 소외… 해소여부 과제” 지적도일본 정계와 언론은 1일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공동개최 결정이 한일 양국간 우호 증진을 위해 바람직한 결과라는 적극적인 인식을 보였다.
일정계와 언론은 단독개최 결정시 양국간 국민감정의 앙금으로 외교적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해 왔다.
공동결정으로 이같은 정치적 부담을 덜어 홀가분하다는 표정이며 오히려 지도급 인사들의 역사 망언, 독도 영유권 문제, 대북정책 등으로 소원해진 양국관계가 호전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시각이다.
특히 그동안 양국간의 외교갈등이 주로 국민 상호간의 이해 부족으로 인한 감정적 양상을 띠어 왔었다는 점에서 월드컵 축구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상호협조 과정에서 국민적인 이해의 폭이 넓어질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양국 우호증진의 전환기로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이 일정부여당의 평가다.
체육계와 사회일각의 볼멘 소리와는 달리 일정부여당은 물론 야당까지도 잇달아 환영 성명과 논평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자민당의 가토 고이치(가등굉일)간사장은 이날 『스포츠에는 국경이 없다.
아시아스포츠 진흥과 한일우호관계의 확대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민당의 이토 시게루(이등무)정책심의회장은 『스포츠를 통해 일의대수의 관계인 한일양국간에 우호의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또 신당 사키가케의 도카이 기사부로(도해기삼랑)정책조사회장은 『21세기 최초, 아시아 첫 월드컵 축구대회의 한일 공동개최는 양국간의 신시대를 맞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야당인 신진당도 『한일 협력관계나 이해가 한층 증진되는 역사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공동개최를 주장해 온 아사히(조일)신문은 물론 요미우리(독매), 마이니치(매일)신문등이 정계와 마찬가지로 공동개최 결정을 환영하고 획기적인 양국협력의 가능성에 기대를 건 것과 달리 일부 보수지는 『대의명분이 현실에 얼마나 투영될 것인가』라는 의문을 통해 공동개최의 성공에 회의를 제기했다.
준비과정에서의 갈등으로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월드컵 축구대회를 통한 한일간의 유착으로 북한이 더욱 소외될 수도 있어 양국이 북한의 고립을 어떻게 무마할 것인지를 새로운 과제로 지적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도쿄=박영기 특파원>도쿄=박영기>
◎일,반쪽경기 지역 배분 고민/거둔돈 “발목” 어느곳도 외면 못해/지자체 「한국과 인연」 내세우기도
단독개최를 전제로 경기 유치를 준비해 온 15개 지방자치단체에 절반으로 줄어 든 경기를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일본이 맞은 가장 큰 고민이다.
경기유치를 신청한 15개 지자체는 1일 밤으로 예정했던 단독유치 축하회를 허겁지겁 「경기유치 궐기대회」 형식으로 바꾸는 등 줄어든 밥그릇에서 한 숟가락이라도 더 뜨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
「일본월드컵 유치위원회」는 각 해당 자치체에서 2억3천5백만엔씩을 거둬 35억여엔을 유치자금으로 활용해 왔다는 이유만으로도 단단히 발목이 잡혀 있으며 지자체의 딱한 사정을 어느 하나도 외면하기 어려워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재정구조가 취약한 일부 지자체는 경기유치 실패에 대비, 경기장 정비계획을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6경기 유치를 겨냥, 7만명을 수용하는 일본 최대규모의 구장을 건설중인 요코하마(횡빈)시의 경우 경기수가 줄 경우의 적자보전책의 하나로 올림픽 유치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일본이 월드컵 유치의 최적지임을 선전하고 한국을 깎아내리는 데 앞장섰던 각 지자체별 유치위원회가 하루 아침에 앞을 다투어 한국과의 친분을 선전해야 하는 입장이 돼 그동안의 공과가 역전된 것도 아이러니다. 『재일한국인이 제일 많이 산다』(오사카시), 『서울과의 직항로가 있고 한국 총영사관도 있다』(니가타시) 등등 각 지자체는 한국과의 인연을 앞다투어 내세우고 있다.
정계의 고민도 만만찮다. 경기 유치를 신청한 15개 지자체 출신의 지역구 의원들은 경기유치에 정치생명을 걸다시피 해 로비전에 뛰어들고 있다.
「투자·소비 양면에서 유발이익 3조2천4백84억엔」이라는 계산을 당장 반쪽으로 줄여야 하고 규모축소에 따라 투자승수효과가 낮아져 재계도 사업계획변경 등을 서두르고 있다. 15개 지자체의 경기장 건설·보수, 교통기반시설 정비, 숙박시설 건설 등 특수기대에 부풀었던 건설업계는 공동개최의 시장영향을 새로 산출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도쿄=신윤석 특파원>도쿄=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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