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2002년 월드컵은 한일공동 개최로 판가름났다. 단독개최를 유치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지만 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어 이러한 결과로 이끈 것만도 국민의 뜨거운 열정과 유치위원들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일 두나라는 이를 새로운 협력시대를 여는 계기로 삼아 전세계 축구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대회준비에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우리나라는 2000년의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와 2002년의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어 월드컵까지 공동개최하게 됨에 따라 21세기를 어느 나라보다도 산뜻하게 맞고 출발하게 됐다. 특히 2002년 월드컵은 21세기 첫 대회이자 구미 이외의 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대회란 점에서 축복의 무게가 다르다.
월드컵은 경제적 효과 등에서 올림픽을 뛰어넘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제전이다. 공동개최지만 3조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의 위상을 제고시키고 국민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은 돈으로만 계산할 수 없는 소중한 소득이 될 것이다.
공동개최는 전례가 없어 단독 개최보다 어려움이 많다. 경기 행사분배, 대회명칭, 수익금의 정산, 본선자동출전권 조정, 조직위구성, 관람객 수송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시설준비 보다 이러한 문제해결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세계는 치열한 유치전을 벌인 양국의 태도를 지켜 볼 것이다. 라이벌에서 동반자 관계로 변한 양국은 상호 이해와 협력이란 성숙한 모습으로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양국이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은 대회를 더욱 훌륭하게 꽃피울 수 있다. 서로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대회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 고속정보화 시대인 21세기에 걸맞는 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완벽한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우리는 국민의 축구사랑과 월드컵 4회 출전이란 축구실력에 비해 시설이 너무 빈약하다. 프로축구가 출범한 지 13년이 지났는데도 수용능력 1만∼2만명의 구장이 고작이다. 뛰어난 경기시설과 통신 숙박 교통등 기반시설을 빈틈없이 마련해 우리의 저력을 과시해야 할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을 단순한 축구대회란 차원을 넘어 국가발전과 월드컵 유치의 명분이었던 한반도 평화에 기여토록 하는 것도 우리에겐 중요한 과제다. 88올림픽의 경험을 살려 준비과정에서부터 대회가 끝난 뒤에도 이러한 과제와 연계가 되도록 계획을 짜고 진행시켜야 한다. 월드컵을 선진국 대열에 확실히 자리잡는 국가발전과 남북한 국민이 평화의 동반자가 되게 하는 촉매제로 승화시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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