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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진 중동평화(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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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진 중동평화(사설)

입력
1996.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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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평화가 다시 불안해졌다. 이스라엘국민은 29일의 총리선거에서 협상에 의한 평화공존이 아닌 무력투쟁을 통한 안보를 택했다. 강경보수의 리쿠드당후보 벤야민 네탄야후의 승리는 이스라엘인 반수 이상이 현재 진행중인 중동평화협상의 방식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뜻이다.그러나 냉전종식후 국제사회는 평화 속에 선의의 경쟁으로 함께 번영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새 정부가 군사력보다는 평화협상을 통해 이같은 지구인 공통의 묵시적 동의에 국민을 동참케 하는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세계평화 건설의 대열에 합류하기를 바란다.

네탄야후가 노동당의 시몬 페레스 현총리를 제치고 이스라엘의 첫번째 직선총리에 당선되자 아랍권을 비롯한 주변 관련국들은 일제히 중동평화의 장래를 우려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탄야후는 당선후 아랍권과 국제사회의 우려를 의식해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모든 이웃국가들과의 평화과정을 지속할 것을 약속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랍권은 네탄야후와 리쿠드당의 정치적 입장이 평화공존과는 기본적으로 거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요르단강 서안 이스라엘인 정착촌 확대와 함께 철군을 중단하고 시리아 레바논과의 평화협상에 전제가 되는 골란고원과 남부 레바논 점령지 반환을 반대한다는 것이 그의 선거공약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후원과 이웃 온건 아랍국가들의 지원아래 페레스정권이 추진해온 중동평화과정이 근본부터 재검토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탄야후가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이제까지의 약속은 마지 못해 지킬 것이고 그래서 중동평화가 당장 파국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나 당분간 진척은 바라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과 회교 과격 테러단체들과의 투쟁이 가열될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자유로운 삶과 경제의 번영은 평화의 땅에서만 꽃핀다. 93년 평화협정체결후 이스라엘은 「젖과 꿀과 돈이 흐르는 땅」으로 변모했다. 실업률이 10%에서 5%로 줄고 성장률이 연7%를 넘었으며 1인당 국민소득이 1만5천6백달러에 이르렀다. 네탄야후는 강력한 안보체제로 경제성장을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스라엘의 기업인들은 개방과 평화만이 외국자본의 유입과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텔아비브와 서울은 멀다. 그러나 예루살렘과 한국인의 마음은 가깝다. 우리가 평화를 기원하는 것은 무고한 인명의 희생을 막는다거나 물질의 풍요함을 바라서만이 아니다. 그것이 인간이 세상을 사는 진리요 소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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