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감정상 미묘…쉽게 결론 못낼듯/“잘 풀릴것”“모험 말아야” 의견 분분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한일 공동개최 결정으로 아키히토(명인) 일왕의 방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회식 및 개막전, 결승전 및 폐회식에 개최국 국가원수가 참가하는 것이 월드컵축구대회의 관례여서 한국에서 열릴 개회식이나 폐회식에 일왕의 참석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잡한 양국의 국민감정으로 보아 일왕의 방한은 미묘한 정치적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일본은 국왕의 방한을 과거 「식민지 지배자」의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기회로 여기는 반면 한국의 국민감정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던 것이 그동안의 사정이다.
일본 궁내청은 이 문제에 대해 『가정해서라도 검토한 바 없다』며 『아직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 개정도 이루어지지 않은 단계』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일왕이 90년과 왕세자 시절인 88년 두차례 방한을 검토했다가 한국민의 거부반응이 워낙 강해 포기한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태도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스포츠 행사여서 한국민도 무조건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고 있다.
더욱이 성공적 대회를 위한 협력 추진 과정에서 양국간 우호관계가 돈독해 질 경우 의외로 부드럽게 문제가 풀릴 수도 있다는 기대마저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 괜히 「모험」을 했다가 상징적 국가 원수의 위신만 손상시키느니 아예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일왕이 불참하는 한국에서의 개회, 또는 폐회식 거행 방법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있다.
한일 양국이 동시에 개회식 또는 폐회식을 열면 국가원수가 상호방문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아이디어도 한 예다.<도쿄=신윤석 특파원>도쿄=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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