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성남·포천 등 10여곳 독립 작업실 모여 형성/“공간 넓고 비용 싸 매력” 신축·축사 창고 등 개조서울 근교의 전원이나 신도시가 화가들의 창작의 산실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2∼3년사이 일산 고양 포천 성남등을 중심으로 작업실을 짓거나 기존의 창고와 축사등을 임대해 작업실로 사용하는 화가들이 늘고 있다. 현재 형성됐거나 예정인 창작촌은 10여곳.
김종학 진영선 신장식 오경환 황용진 유장복 오규영씨등 서울대 미대출신 7명이 작업실을 마련한 고양시 지영동, 이현미 이홍수 최승호 최기석 이형우 이수홍 김흥모씨등 홍익대 미대출신 7명이 작업하는 고양시 구산동, 이기봉 장문걸 홍승혜 이인희씨등 서울대 미대출신 4명이 작업실을 꾸민 성남시 복정동이 대표적 창작촌으로 꼽힌다.
또 포천군 가산면에는 프랑스에서 귀국한 장승택씨와 박영률 이상기씨등 3명이 공동으로 임야 1,000여평을 매입, 각자 자신의 작업실을 마련중이고, 지석철씨등 6명도 고양시 1,000여평 대지에 작업실로 사용할 6동의 건물을 짓고 있다. 대유문화재단(관장 김영순)은 광주군 쌍령리에 10여명의 화가가 입주할 수 있는 700여평규모의 창작스튜디오를 11월 착공, 98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화가들이 이처럼 서울 근교의 전원이나 신도시에 작업실을 마련하는 이유는 서울에 비해 넓은 공간을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 30∼60평 규모의 독립된 작업실이 모여 있는 창작촌은 임대비용도 서울의 30%정도로 낮을 뿐 아니라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주변의 자연환경도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또 틈틈이 동료 화가들을 방문, 서로 작품경향을 논의하거나 제작중인 작품과 제작과정을 공개하는 정기적인 「오픈 스튜디오」행사를 통해 창작성과를 검토하고 새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특히 90년대 이후 작품규모가 큰 설치작품이 많아지면서 공간이 넓은 작업장에 대한 필요성도 늘고 있다.
올해초 홍익대 서양화·조각과 동문 6명과 창고를 개조한 6개 작업실에 입주한 조각가 이홍수씨는 『밤샘작업은 물론이고 대형소재를 다루는 작가에게 넓고 조용한 공간 마련은 꿈』이라며 『60평공간을 혼자서 마음껏 쓰는데다 작품에 대해 토론할 기회도 많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걱정거리도 있다. 축사나 양어장 용도로 허가된 건물을 사용하는 화가들에게는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감시반이 창작활동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한 화가는 한 달에 3∼4차례나 짐을 꾸린 적도 있었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92년부터 종합미술문화단지조성을 추진중인 김영순대유문화재단관장은 『일본은 삿포로(찰황)에 「예술의 숲」등 집단창작스튜디오를 정책적으로 조성함으로써 유능한 작가를 배출시켰다』며 『우리나라도 예술진흥차원에서 집단창작촌에 대한 행정적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진환 기자>최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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