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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공동개최­양국관계 새 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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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공동개최­양국관계 새 전기

입력
1996.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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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21세기 화합의 새장 연다/정치·경제·문화 협력확대 전망/망언·독도마찰 불신해소 기대2002년 월드컵 한·일공동개최가 결정됨으로써 양국은 성숙한 화해와 협력의 새 전기를 맞게 됐다. 유치활동 기간중 경쟁과 긴장에 소모됐던 양국의 에너지는 21세기의 벽두에 열리는 월드컵 공동개최를 통해 대립과 갈등의 해소라는 창조적 역할로 전이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월드컵은 하나의 스포츠 행사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양국의 정치 경제 문화 외교적 역량이 총동원 돼 전개됐던 유치경쟁은 공동개최라는 절충이 향후 양국 관계에 미칠 파급효과를 역설적으로 예고해 주고 있다.

월드컵 공동개최는 치열한 유치경쟁의 와중에서 여론의 화살을 무릅쓰고 제기된 신중한 선의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양국 관계는 지난해 하반기 이래 거듭된 일본 각료들의 과거사 망언, 독도문제 등으로 불신과 마찰을 거듭 해왔다. 이에 따라 월드컵 「유치전쟁」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 승리와 패배로 귀착될 경우 그 후유증이 결국 갈등의 증폭으로 이어질 것은 뻔한 상황이었다. 스포츠 이전에 양국의 협력기조전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농후했다. 공로명외무장관이 『국제축구연맹(FIFA)이 결정하면 공동개최를 수용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뗀 것도 이같은 사정을 감안한 것이었다. 이어 정부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을 중심으로 단독개최를 위한 노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권오기 통일부총리, 이수성 국무총리 등의 발언을 통해 공동개최수용의사를 거듭 밝히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본에서도 초기의 반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신중한 입장들이 개진됐다. 특히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공동개최를 주장한 일아사히신문은 26일 사설을 통해 『공동개최는 과거에 얽매여 일진일퇴를 되풀이 하는데서 벗어나 양국의 유대를 강화시켜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FIFA가 공동개최안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양국의 신중함과 선의는 공동개최라는 양쪽 모두의 승리를 이끌어낸 견인차이다. 따라서 이 힘은 공동개최를 토대로 그동안의 총력전을 총체적 화해와 협력을 여는 에너지로 승화시켜 나갈 수 있는 토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공동개최를 취지에 맞게 매듭짓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우선 공동개최의 성공을 위한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 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호신뢰가 급선무이다. 개회식이나 결승전 등 주요행사및 게임의 개최지 배분문제도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와 관련, 『공동개최가 결정된 이상 화해와 협조의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라며 『정치 행정 문화 경제부문의 협력과 민간부문의 교류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양국 관계개선의 새 전기는 이같은 과정에서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양국간에 뿌리깊은 불신과 질시의 해소가 성숙한 관계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는 월드컵을 통한 긴밀한 협력과 교류가 불신을 해소하고 성숙한 양국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여망이 담겨 있다.<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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