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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정민 교수 「초급한문」(명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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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정민 교수 「초급한문」(명강의)

입력
1996.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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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답적인 한시속 선현들의 지혜와 아름다움을 찾아서/깐깐한 출결관리 진땀 질문에도 수강신청 늘 “만원”『온달이야기에서 고구려의 기상을 배우고, 추사 김정희의 시에서 지식인의 고민을 느끼라』

한양대 정민 교수(35·국문학과)의 「초급한문」 강의는 깐깐한 한시에서 여유를 찾고 지루한 고문에서 삶을 이끌어낸다.

고문강독만으로 진행되는 강의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한 것이 이 강의의 첫번째 묘미. 정 교수는 작품의 뒷언저리를 더듬으면서 여기에 배어있는 옛 성현들의 숨은 이야기를 해박한 지식으로 풀어낸다. 고문에 담긴 선인들의 삶에서 오늘날을 이해하는 지혜를 이끌어내고 우리들 삶에 가르침으로 받아들이자는 뜻이다.

고문에 대한 지식보다는 문화적 배경을, 한자의 뜻보다는 단어가 글 속에서 지니는 탄력과 긴장감을 강조하는 것이 두번째 특징. 한문 문장에서 단어의 맛과 문장의 아름다움을 깨치고, 한문의 미학적 분석을 통해 오늘날의 글쓰기법을 익히기 위함이다.

140여명의 수강생 중에는 인문대생 뿐 아니라 경영대 공과대 등 타 단과대 학생들도 상당수. 잠깐 게으름을 피우다가는 마감일 전에 수강신청이 끝나는 경우도 많다.

「재미있다」고 정평이 나 있지만 사실 강의 내용은 만만치않다. 5분만 늦어도 결석처리가 되고 강의시간마다 10∼15명의 학생은 지목을 받아 고문해석을 해야 한다. 한문해석은 한 자도 빠뜨리지 않고 「악랄」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정교수의 지론. 진땀을 쏙 빼는 해석이 끝나면 『과연』하는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게 마련이다.

8년째 강의를 해오면서 정교수는 학생들에게 한문의 원문을 베낀 뒤 번역과 평설을 써오는 과제를 종종 내주는데 평설 중 잘된 것을 스크랩해 모은 것이 100여편에 이른다고 한다.<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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