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결땐 규약개정후 재신청 받아/부결땐 아벨란제 위세 한국 불리/미상정땐 단독개최 한일 맞대결【취리히=전상돈·송태권 기자】 월드컵 공동개최안은 어떻게 제안되고 어떤 절차로 처리될 것인가.
2002년 개최국 결정 투표 하루전인 31일에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는 월드컵 공동개최안 상정으로 인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물론 공동개최를 강력히 주장하는 유럽연맹이 막판에 아벨란제회장과 대타협에 이르러 상정을 포기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30일 현재로서는 레나르트 요한손 유럽연맹회장(스웨덴)이 기존 계획을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고수, 일본을 지지하는 아벨란제 FIFA회장과 한국 지원세력인 유럽연맹의 한판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예견된다. 이에따라 공동개최안의 상정과 처리 절차, 또 한국과 일본의 유치전에 미치는 작용등을 알아본다.
▷공동개최안 가결◁
공동개최를 주도하는 유럽연맹 뿐 아니라 아프리카연맹등의 많은 집행위원들이 공동개최안에 동조할 경우 단독개최를 고집하는 아벨란제회장으로서는 정식의제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고 버틸 경우 자신의 진퇴문제까지 거론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동개최는 이미 단독개최를 신청한 한국과 일본이 수용하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FIFA 집행위가 공동개최를 위한 규약 개정에 합의할 경우 6월1일로 예정된 2002년대회 개최국 결정투표는 취소되며 7월 3∼4일 FIFA총회에서 규약을 개정하게 된다. FIFA사무국은 개정된 규약에 의해 개최신청을 다시 받고 이르면 4∼5개월뒤에 열리는 FIFA집행위에서 공동개최국을 결정한다.
한국은 FIFA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어 공동개최로 결정되더라도 이를 수용, 다시 신청할 것이 확실하다. 일본은 공식적으로는 단독개최의 입장을 강력히 고수해 온데다 국내에서의 반발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보다 많은 어려움이 있으나 결국에는 공동개최를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개최 무산◁
요한손 회장은 공동개최를 제안하나 집행위원들의 강한 동조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 경우는 아벨란제회장이 세력의 건재를 과시한 셈이므로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본이 공동개최안을 끝까지 거부해 부결될 수도 있다. 이 때는 개최지 투표에 들어갈 경우 공동개최를 지지하는 위원들의 표가 한국쪽으로 몰릴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 2002년 대회는 단독개최로 하지만 다음대회인 2006년대회부터는 공동개최를 인정한다는 단서조항을 채택하기로 하고 부결시킬 수도 있다. 이 경우 요한손회장의 힘을 과시한 셈이므로 친유럽연맹쪽인 한국의 우세로 보인다.
▷공동개최안 미상정◁
두가지 경우가 전망된다. 레나르트 요한손 유럽연맹회장이 공동개최의 의견을 개진하기는 하나 의견이 백출, 세불리를 의식하고 철회하는 경우와 아벨란제회장의 사전 막후 움직임으로 타협점을 마련한 경우이다. 그러면 6월1일 투표가 실시된다. 요한손회장이 세불리로 철회했다면 한국의 득표 전략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전타협은 타협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가 중요하다. 사전접촉에서 2006년 대회개최지를 아벨란제가 북유럽쪽으로 양보하고 대신 요한손회장이 FIFA의 평온을 약속했다면 요한손회장의 세력과시이므로 한국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