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비공식 총무접촉 일단 대화 실마리/실질양보 없는한 야 냉담 성과는 미지수신한국당이 야당의 장외투쟁 방침에 미소작전으로 대응하고있다. 대화를 모색하는 신한국당의 자세가 곧바로 경색정국을 해소시킬 수는 없지만 일단 여야간의 협상분위기를 조성하는 계기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신한국당은 6월5일 개원일이 다가오면서 부쩍 대화를 강조하고있다. 당내 온건파로 분류되는 서청원총무가 대화를 주장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서총무는 『일단 만나서 얘기를 해봐야 문제를 풀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야당총무들과의 접촉을 추진해왔다. 30일 이뤄진 여야3당총무의 비공식접촉도 그 결실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신한국당은 대화를 주장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서훈의원 영입 등 야당의 감정을 자극하는 행동으로 대화의지를 의심받아왔다. 물론 야당의 장외투쟁강행이 여권의 강경대응을 촉발한 측면도 있다. 또 신한국당 관계자들은 『적극적인 영입은 유보하지만 스스로 입당하겠다는 인사까지 받지않겠다는 방침은 아니다』라며 개원전 영입유보라는 기본입장이 변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국당의 이같은 태도는 야당의 반발과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신한국당이 대화를 추진하고있지만 과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신한국당이 표면상 대화를 주장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강경노선을 견지할 경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기때문이다. 야당이 장외투쟁으로 여론의 압박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혀 양보를 얻어내지 못한 상태에서 협상에 응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날의 3당총무접촉에서 전혀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여야간의 냉각기류를 반증하고 있다. 신한국당의 서총무는 『아직 개원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양파껍질을 하나씩 벗기듯 차분히 대화할 생각』이라며 『당장 개원국회문제까지 접근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신한국당으로선 현재의 정국을 한없이 방치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우선 법정개원일을 넘길 경우 야당과 함께 정치력빈곤에 대한 여론의 비판에 직면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또 원구성을 하지않을 경우 김영삼대통령의 임기만료전 사실상 마지막 「일하는 국회」를 허송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여권이 단독국회를 강행할 경우 그만큼 정치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에서 고민거리다.
따라서 신한국당은 당내의 강경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야당측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여 타협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여권은 대화가 시작된 만큼 야당의 전제조건에 대해 「성의표시」를 할 개연성이 높고 이 경우 협상이 급진전할 수도 있다. 특히 월드컵유치및 북한인 망명 등의 외생변수가 여당의 대화전략에 덤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여당의 대화전략은 여야간의 현격한 입장차이 때문에 막판에 단독국회를 검토해야하는 상황을 설정하고 그에따른 명분축적효과도 계산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정광철 기자>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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