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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 대사 워싱턴 프레스클럽 연설·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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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 대사 워싱턴 프레스클럽 연설·일문일답

입력
1996.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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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회담 남북신뢰구축 최선책”/기존 전쟁억지목적 이상의 북포용정책 필요/식량 국제지원 한계 한국만이 근본 해결가능제임스 레이니 주한미대사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연설을 통해 북한의 4자회담 수락과 한국의 대북한 포용정책을 각각 촉구했다. 다음은 레이니 대사의 연설내용과 참석자들과의 일문일답을 요약한 것이다.

◇연설(요지)

한반도에서의 (대북한) 억지정책은 무장충돌을 방지하는 데 기여해 온 것이 사실이나 적대감을 해소하고 일정한 관계개선을 위한 기반을 제공하는 데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억지정책을 보완하고 그것을 뛰어넘는, 적극적인 관계형성을 위한 틀을 만들어야 한다. 그같은 틀의 한 부분이 현재 이행되고 있는 제네바 기본합의이다.

북한측이 4자회담을 받아들이는 경우 그같은 틀의 다른 커다란 부분에 대한 작업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남북한은 양측의 중요한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잠정적이고 부수적인 협정(Interim And Side Arrangements)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과정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한미 양국이 이제까지 북한에 대해 취해왔던 방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최근 비무장지대 사건에서도 보듯이 북한의 행동은 오만이나 무력에서가 아니라 불안감에 기인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동맹국인 우리로서는 지나치게 힘을 과시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강하기 때문이다. 모든 면에서 한미간의 이해가 부합되는 정책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추구해야 한다. 또 어쩌다 그것이 북한의 이익에도 합치되는 경우 그것도 무방하다. 더 이상의 제로 섬 게임이 될 필요는 없다.

북한이 결사적으로 군사행동을 취하거나 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것은 우리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 현재 한반도의 안정에 가장 심각한 도전은 북한의 취약성과 절망감이다.

억지정책은 그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안정을 성취하기 위한 한가지 수단이다. 억지정책만으로는 오늘날 한반도의 안정을 가장 심각하게 위협하는 새로운 변수들에 대처할 수 없다. 따라서 억지정책은 신뢰구축및 협력을 이끌어 내기위한 적극적인 유인책에 의해 보강돼야 한다.

◇일문일답

―북한에 대한 추가 식량지원을 클린턴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은.

『세계식량계획(WFP)이 수일내에 북한의 식량사정에 관한 최신의 종합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다. 북한문제에는 크게 2가지 이슈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전략적인 상황, 즉 우발적이든 의도적이든 (전쟁으로 인한) 중대한 파국의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를 피해야 한다. 둘째는 북한의 식량난인데 이는 북한의 고립과 경제적 몰락의 원인인 동시에 결과이다. 4자회담 제의에는 아무런 전제조건이 없다. 음모도 숨겨져 있지 않다』

―식량난으로 인한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은.

『북한 방문에서 돌아온 사람들은 그곳 사람들이 심각한 기근과 역경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부를 전복시킬 정도의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사정이 악화하면 현상태로는 버티기가 힘들 것은 자명하다. 그래서 4자회담 제의도 했고 포용정책을 써서 상호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신뢰구축을 해나가자는 것이다. 현재로서 화급한 것은 식량난이다』

―식량지원과 관련한 남북관계를 어떻게 보는가.

『북한은 남쪽으로부터의 지원과 관련해 체면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북한 식량난은 국제사회의 자발적이며 인도적인 지원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근본적인 사안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한국만이 도울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 양국이 대북 구호를 꺼리는게 아니냐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북한이 이에 대해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

―한국측에 대북 비방을 누그러뜨리라는 충고를 어떻게 전하고 있나.

『주한대사로서 그 나라에 충고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한반도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있을 필요가 없다. 비방을 완화하라는 충고는 남북한 모두에 해당되는 말이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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