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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내일은 금연의 날 담배를 끊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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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내일은 금연의 날 담배를 끊읍시다

입력
1996.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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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우면 몸에 해로운 4,000여종의 화학물질을 들이마시게 된다. 담배속의 타르와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이 인체에 해롭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담배는 스스로 선택해 자신을 병들게 하고 몸을 파괴하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영국인 월터 로리가 신대륙에서 구라파로 담배를 가져 온 이래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관상동맥질환 말초혈관질환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식도암 만성폐쇄성질환 등으로 숨졌다. 특히 임신중 흡연은 산모는 물론 태아에게도 치명적인 해를 입힌다. 세계금연의 날(5월31일)을 맞아 흡연에 관한 잘못된 상식과 자가금연법, 여성흡연의 문제점 등을 살펴본다.<홍명호 고려대의료원 기획조정실장·객원편집위원> ◎잘못 알고 있는 금연상식/담배한갑,체중 45㎏ 증가와 맞먹는 위험/“서서히 줄여 끊겠다”는 현실성 없어/순한 담배라고 위험 줄어들지 않아/금연후 몸무게 늘지만 일부만 해당

국내 성인남자의 흡연율이 73%에 달한다는 보고는 충격적이다. 최근 금연운동이 활발하게 진행중인데도 흡연율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현재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절반이 금연해본 경험이 있고 10명중 7명은 담배를 줄여서 피운다는 조사결과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결심에까지는 이르지 못한 듯하다. 여기에는 여러요인이 있겠지만 금연에 대한 잘못된 상식도 한몫 했을 것이다.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잘못된 상식은 담배를 서서히 줄여가며 끊겠다는 생각이다. 일면 타당성이 있어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 대개 하루 10개비까지는 어렵지 않게 줄일 수 있으나 그 이하로 줄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 흡연량을 줄였다가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순간에 증가한다. 즉 금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흡연량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담배를 서서히 줄여서 완전히 끊겠다는 생각은 현실성이 없다.

순한 담배로 바꾸면 위험이 줄지 않겠느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순한 담배란 폐암과 협심증의 원인이 되는 타르와 니코틴이 적게 포함된 담배를 말한다. 「마일드」란 수식어가 붙은 담배가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순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흡연량이 많고 담배연기를 깊이 들이마신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흡연자들은 체내에 담배에 포함된 일종의 중독물질인 니코틴의 혈중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문제가 되는 것은 순한 맛을 보충하기 위해 담배에 넣는 첨가물이다. 첨가물의 내용은 기업비밀이란 이유로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건강에 위험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담배를 끊으면 체중이 불어날 것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금연후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평균 2∼3㎏의 체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지는 않는다. 비만이 성인병의 위험요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흡연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담배 한갑의 위험은 45㎏정도의 체중이 증가하는 위험과 맞먹는다.

애연가인 유명인사들을 열거하며 담배와 건강이 무관함을 강변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담배를 피운다고 모든 사람이 폐암과 중풍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면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만은 분명하다. 담배 한갑을 피우면 폐암 발생률이 17배 증가하며 인후암 식도암 위암 췌장암 방광암 등도 자주 발생한다. 관상동맥질환과 뇌경색 발생률도 2∼3배 늘어난다. 골초인 할아버지가 정정하더라도 골초인 나는 다른 사람보다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흡연과 관련한 잘못된 상식중 대부분은 담배를 끊지 않으려는 골초들의 절실한 바람으로 여겨진다. 그래도 담배가 건강에 해로우며 빨리 끊을수록 좋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조홍준 울산대의대교수·서울중앙병원 가정의학과>

◎자가 금연법/“굳은 결심이 최대 비결”/흡연 충동때 심호흡·냉수 마셔/식사후엔 반드시 양치질 해야

담배를 피우는 사람 10명중 9명은 늘 담배를 끊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쉽게 끊지 못한다. 그러나 금연에 대해 굳게 결심하고 효과적인 금연 방법을 배워 실천하면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담배를 끊으려면 결연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막연히 금연하겠다는 게 아니라 반드시 끊겠다는 굳은 결심이 선결돼야 한다.

결심을 했으면 곧바로 금연일을 정한다. 금연일은 담배를 끊기로 결심한 뒤 7∼10일 뒤로 정하며 스트레스를 덜 받는 공휴일이나 일요일 전날 0시를 기준으로 하는게 좋다. 결심한 뒤부터 금연일까지는 구체적으로 준비한다. 집안식구나 직장동료에게 금연결심을 알리고 재떨이 담배갑 등을 치우며 흡연량을 최대한 줄이고 언제 어떤 상황에서 담배를 피우게 되는지 흡연일지도 작성해 본다.

금연일이 되면 금연유지계획을 세워 실천에 옮겨야 한다. 금연일에는 한개비의 담배도 피워서는 안된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이 나면 냉수나 차가운 과일주스를 마시고 식사후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한다. 그래도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망이 생기면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서 몸을 긴장시켰다가 숨을 내쉬면서 긴장을 풀어주는 호흡운동을 수차례 반복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담배를 찾거나 하루 한갑반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니코틴 패치를 사용하거나 금연침을 맞도록 한다.

흡연충동이 일어날 경우 어떻게 대처할 지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짧은 기간의 금연성공에 결코 방심해서는 안된다. 완전히 금연에 성공하려면 적어도 6개월이 지나야 하며 1년이 넘어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다.<최현림 경희대의대교수·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장>

◎흡연은 여성의 미도 앗아 간다/노화촉진 주름 생기고 피부탄력 떨어져/임신중 담배 피우면 기형아 출산 가능성

최근 국내에서도 젊은 여성들이 흡연하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리 멋있지도, 의식이 앞선 여성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남성의 흡연율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는 터라 더욱 놀랍다.

담배연기 속에 4,000여종의 독성물질과 20여종의 발암물질이 들어있다는 사실은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담배를 피우면 노화가 촉진되고 암 심혈관질환 등 각종 성인병의 발병률이 높아져 평균수명이 10년은 단축된다.

자녀를 둔 여성이라면 가까이 있는 귀여운 아이들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준다. 특히 임신상태에서 계속 담배를 피우면 태아에 치명적인 피해를 줘 사산 조산 선천성기형을 유발하며 저체중아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자녀들이 어머니를 통해 간접흡연을 하면 지능발달에 장애를 받으며 각종 호흡기질환과 중이염 등에 걸릴 확률도 높다. 담배 속의 니코틴성분은 마약과 유사한 중독기능이 있다.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담배를 찾는 것도 니코틴 중독에 따른 금단현상 때문이다. 담배는 옷을 비롯해 몸 전체에서 고약한 냄새를 피우며 피부미용에도 나쁘다.

니코틴은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과 산소공급을 감소시킨다. 이 때문에 주름이 많이 생기고 피부의 탄력이 떨어져 빨리 늙는다.

남성들과 다른 여성 고유의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아름다움, 깨끗함, 맑고 밝은 분위기, 그리고 모성애일 것이다. 담배는 이러한 여성의 가치와는 정반대현상을 일으킨다. 담배는 여성에게서 건강 젊음 아름다움 모성애 등 모든 것을 빼앗아간다.<김일순 연세의료원장·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

◎간접 흡연의 폐해/비흡연자에도 “치명적 해”/담배 독성 75%가 부류연에서 나와/폐암·호흡기질환 등 발생률 높아져

간접흡연이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배출하는 연기를 비흡연자가 들여 마심으로써 소량의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담배를 피울 때 발생하는 연기에는 폐 속까지 들어갔다가 숨을 내쉬면서 뿜어내는 주류연과 타고 있는 담배 끝에서 나오는 부류연이 있다. 흡연자가 있는 실내에서 담배연기의 독성을 측정해보면 75%가량이 부류연에서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류연은 필터나 폐 속을 지나면서 유해물질이 많이 걸러지지만 부류연은 담배 속의 각종 독성물질과 발암물질 니코틴 등이 걸러지지 않은 채 그대로 공기중에 나오기 때문에 독성이 대단히 강하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비흡연자에 비해 암 폐기종 동맥경화성심장병 등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흡연자가 뿜어대는 연기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해를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흡연자가 집안이나 사무실 등 밀폐된 공간에서 담배를 피우면 옆에 있는 비흡연자도 억울하게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이다.

폐암발생률은 간접흡연으로 인해 무려 30%이상 증가하며 주부나 어린이가 간접흡연을 하면 호흡기질환 발생률이 월등히 높아져 기침 가래 천식 등의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또 부비강암 뇌암 유방암 등의 발생률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개인과 가정의 건강을 지키려면 공공장소에서는 물론 가정에서도 철저한 금연이 이뤄져야 한다.<박정식 서울위생병원장·5일금연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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