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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도 “색깔 논쟁”/개성 발휘 새내기 등장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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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도 “색깔 논쟁”/개성 발휘 새내기 등장후

입력
1996.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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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학들 점점 몰 개성화대학의 색깔이 없어지고 있다.

모대학하면 선뜻 떠오르던 그 대학만의 독특한 이미지가 사라지고 각대학들이 천편일률화하고 있는 것. 예전에는 학생들의 차림새나 행태만 보아도 어느 학교 학생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지만 요즘은 도무지 구분이 어렵다.

학내 행사도 마찬가지다. 그 학교만의 독특한 행사는 없고 대학마다 유사한 행사를 치른다. 학회나 동아리에서도 기존의 전통을 고집하기 보다는 새로운 경향을 쫓아간다. 「뒤풀이」술자리에서도 그 대학만의 이미지를 발견하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막걸리 부대」고려대학교 주변에는 정작 막걸리 술집을 찾기 어렵다. 고대 정문앞에는 즐비하게 늘어서있던 고색창연하고 허름한 막걸리주점 대신 신세대풍의 카페와 커피전문점이 들어섰다. 「마마집」「왔다집」등 고대를 대표하던 막걸리 술집들이 차례로 문을 닫고 「고모집」「까치집」등 5∼6군데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28년의 전통을 지닌 「고모집」의 주인 이순이씨(40)는 『요즘 고대학생들도 분위기 좋고 깨끗한 술집만을 찾는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연대 서울내기 고대 시골뜨기」라는 이분법적 공식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신촌을 활보하는 연대 학생들이나 안암동을 휘젓는 고대 학생들 어느 누구에게서도 「촌스러움」을 발견하기 쉽지않다. 모두다 세련된 개성파 신세대들로 보인다.

80년대 학생운동의 선봉에 서서 「테러리스트 군단」으로 불려왔던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선배들의 투쟁은 이제 하나의 「전설」로 남아있다.

대동제 행사의 하나로 「록 콘서트― 록 그 젊음으로 반란을 도발하자」가 개최된 16일 성대 금잔디 광장은 3,000여명의 학생들로 가득찼다. 동아리 회원들이 단체로 관람하며 분위기를 잡는가 하면 청중이 함께 어우러져 가수들의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며 흥겨운 자리를 만들었다. 그러나 2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총학생회장 연행 규탄집회」에는 200∼300여명만이 참여해 예전의 이미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보수적인 유교학교의 이미지도 사라진지 오래다. 캠퍼스 잔디밭에서 남녀 쌍쌍이 손을 꼭 잡고 함께 앉아 따스한 햇살을 즐기는 모습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성균관대 김대식씨(25·법학4)는 『신세대 후배들이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받으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방식을 고집하면서 오히려 대학들이 「몰개성화」하고 있다』며 『건학이념을 현실에 맞게 재구성하는 노력을 통해 「성대인」으로서의 긍지와 소속감을 되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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