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의 임기는 대의정치의 핵심적 요소다. 선거를 오랜만에 실시하면 민의를 국정운영에 반영하는 일이 소홀해지고 너무 자주 실시하면 정책추진의 단속으로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의원 임기를 몇년으로 하는 것이 적정한 것인가는 정론이 없고 나라마다 다르다. ◆인도 헝가리 스리랑카는 6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파키스탄은 5년, 태국은 3년, 미하원은 2년이나 대부분의 나라는 4년제다. 상원의원의 경우 영국 캐나다는 종신제, 스위스 15년, 프랑스 9년, 브라질 8년 등이다. 우리나라는 4년제이나 제헌의원은 2년, 유정회의원은 3년, 참의원과 민선유정회의원은 6년이었다. ◆내각제하에서는 사실상 국회해산에 따라 임기가 결정되지만 대통령제하에서는 법정임기를 반드시 채우게 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의 국회는 파란만장한 풍파로 14대까지의 국회중 임기를 채운 것은 제헌과 2·3·7·9·11·13·14대 등 8차례 뿐이었다. 5대 국회는 5·16쿠데타로 9개월18일만에, 8대는 유신선포로 1년3개월17일만에, 10대는 신군부의 5·18정권탈취로 1년7개월16일만에 각각 해산되고 말았다. ◆여야합의로 임기를 단축한적도 있었다. 4대 국회는 3·15부정선거에 항거한 4·19혁명으로 내각제개헌을 한뒤 2년1개월28일만에, 6대는 조기선거를 위해 3년6개월14일만에, 12대는 6·29선언에 따른 합의개헌후 3년1개월18일 만에 스스로 앞당겨 임기를 끝냈다. ◆14대 국회는 29일로 만4년을 채웠다는 점에서 행복(?)한 국회라고 할수있다. 그러나 개혁입법등 성과에도 불구하고 비생산적 운영 등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 주기도 했다. 몇 차례의 날치기 통과를 비롯, 1천1백12건의 본회의가결안건 중 표결은 6%에 불과해 거의 토론을 외면했고 4년간 국가예산안을 1%정도 삭감하는 등 파행과 불실도 많았다. 15대 국회는 정말 분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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