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석조유물들 아직도 강렬한 기상/원종대사 탑비·부도의 거북·용조각 일품여주군 북내면 상교리에 위치한 고달사는 이름대로 높이 통달한 도인들의 터답게 그 모습이 씩씩하다. 산세가 둥근 원을 그리듯 감싸안고 있고 광활한 느낌의 분지가 펼쳐진다. 지금은 그 영화롭던 역사를 땅속에 묻어둔채 폐허의 세월을 견디고 있지만 옛절터를 지키고 있는 석조유물은 아직 강렬한 기상과 힘을 뿜어 낸다. 아마 우리나라 폐사지중에서 고달사를 능가하는 국보급유물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절터에서 수습된 비문들로 미루어 고달사는 신라말 구산선문중 혜목산문(봉림산문)의 본산이었음을 알수 있다. 원감국사 현욱의 법통을 진경대사 심희가 이어받았고 다시 원종대사 찬유가 계승하여 이름을 휘날렸는데 고려 광종때에는 나라안에서 으뜸가는 3대 선원으로 꼽힐 정도였다. 그 세월의 증거가 보물8호 불상좌대, 보물6호 원종대사 탑비, 보물9호 원종대사 부도 그리고 국보4호인 부도탑이다.
절터에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불상좌대는 법당지로 추정되는 건물터의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다. 크기와 조각솜씨로 보아 법당의 규모와 위엄을 넉넉히 짐작할수 있다. 불상좌대 바로 위쪽 원종대사 탑비의 거북조각은 우리나라 귀부중에서 최고가는 걸작품이다. 웅장한 규모도 규모려니와 움켜쥔 발톱과 휘돌린 꼬리, 부릅뜬 눈동자가 태산같은 의기를 뿜어내고 있다. 원종대사부도는 중대석 받침의 구름문양과 용조각이 일품이다. 용이 목을 길게 빼어 오른쪽으로 머리를 돌렸는데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동감이 포착돼 있다.
고달사터를 한눈에 내려보는 가장 높은 산등성이에 위치한 부도탑은 그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원감국사의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시대 8각원당형의 부도중 가장 웅장하면서도 안정감이나 조각수법이 뛰어나 일찍이 국보로 지정되었다.
교통편은 동서울터미널에서 여주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여주에서 양평가는 버스로 갈아타 상교리입구에서 내려 걸어간다.<이형권 역사기행가>이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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