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 등 앞서 지원필요성 공감 표명/“유해협상 적극… 김정일 권력 확고한듯”클린턴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서울에온 빌 리처드슨 미하원의원(민주)은 29일 『북한 지도부는 식량문제해결 이전에는 다른 문제에 신경쓸 여력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북한식량사정의 심각성을 전했다. 그는 『강석주외교부부부장이 식량지원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다.
리처드슨의 이같은 얘기는 정치인의 단순한 「정치적 발언」이라기 보다 4자회담과 남북관계 진전에 앞서 대북식량지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미국측의 메시지로 해석되었다. 또 북한측이 선식량지원―후4자회담 수용 식의 연계방침을 구상하고 있을것 이라는 추측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리처드슨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귀국하면 클린턴대통령을 만나 북한의 식량문제를 포함한 방북결과를 보고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측의 식량지원요청을 받았고, 그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 하고있음을 분명히 했다.
리처드슨의원은 이날 자신의 방북목적이 『4자회담 등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해 한반도문제 논의 결과에 대한 관심을 일축했다. 대신 북한측이 6월초 미군유해 발굴 및 송환을 위한 북·미실무회담을 개최하는데 적극성을 보인점을 평가한 뒤, 현지의 악화한 식량사정을 거듭 강조했다. 리처드슨의원은 『수해지역인 황해도 은파군을 방문해 북한의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았고, 얼마나 애타게 국제사회의 지원을 기다리고 있는 지를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방북기간에 누구와 만났으며, 4자회담에 관해 어떤 논의가 있었나.
『강석주 김계관외교부부부장 등 외교부 관리들과 만났다. 김정일은 만나지 못했으나 그가 북한의 권력을 확고히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4자회담의 필요성과 한미공동설명회 수용을 촉구했다. 그쪽 반응은 없었다. 북한의 무반응은 수용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4자회담에 희망이 있다고 본다. 북한측은 줄곧 식량지원만을 강조했다. 그들 머릿속에는 식량문제가 최우선 과제로 인식되고 있어서 다른 문제에 관심을 돌리지 못하는 것으로 느꼈다』
―미행정부에 대북식량지원을 건의할 생각인가.
『식량지원문제는 미정부가 신중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방북기간에 식량난을 심각하게 느꼈다. 6월초에 나올 국제기구의 실태보고와 내가 북한에 가서 목격한 것을 토대로 행정부에 보고하겠다』
―북한이 식량지원과 4자회담을 연계하는 태도를 보였나.
『북한의 식량지원요구는 강하고 뚜렷했다. 그러나 방북목적이 유해송환문제를 진전시키는 것이어서 더이상 식량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
―유해송환문제에 관해 진전이 있었나.
『북한측에 5월초 북·미간 체결된 협정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강조했다. 6월초 공동발굴 및 송환을 진행시키기 위한 실무회의를 개최키로 합의한 사항을 북한이 성실하게 이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북한측도 유해송환문제가 북·미간 현안 중 우선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시켜주었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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