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이후 새단장 매출·순익 폭증세/세계화·지방화·현대화 동시에 겨냥/미 주식시장 상륙·유통망 확대 등 추진모스크바의 굼(GUM)백화점이 눈부신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한때 정체된 공산체제 경제의 표본으로 거론됐던 굼백화점은 93년 민영화와 함께 현대식 백화점으로 신장개업한데 이어 이번에는 매장확대와 중소도시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와함께 굼은 주식예탁증서(ARD) 발행을 통해 미국 증권시장 상륙을 모색하는 등 현대화, 세계화, 지방화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굼은 시장경제 도입이후 러시아 상업자본주의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구소련시절 우중충했던 겉모습은 말끔히 단장됐고 텅빈 선반에는 외제상품으로 가득찼으며 아이쇼핑을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대고 있다.
순이익과 매상고의 신장률도 괄목할 만하다. 150개 점포를 갖고 있는 굼은 지난해 1,331억루블(2,700만달러)의 순익을 올려 40% 성장을 기록했으며 총매상고도 4,700억루블(9,591만달러)에서 9,000억루블(1억836만달러)로 늘었다. 굼은 이같은 성공을 발판으로 매장을 3배로 늘이고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유통망을 넓혀 현대화와 지방화를 이룩할 계획이다.
굼은 『지난 2년간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바탕으로 미국 증권시장에서 필요한 자금을 끌어들여 현재의 매장을 늘이고 중소도시로 진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굼의 현대화 계획에 따르면 총 1억9,000만 달러를 들여 현재의 3층 건물을 1∼2층 더 증축하고 지하매장을 식품전문점으로 육성하며 백화점 내부에 에스컬레이터 40개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또 각층마다 특색있는 전문매장을 만들어 고객의 편의를 도모할 예정이다. 예컨대 1층은 화장품, 기념품등 잡화전문, 2층은 남녀 의류전문, 3층은 일반 가정용품, 4층은 가전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매장으로 꾸민다는 것이다.
굼은 중소도시에 모스크바와 같은 형태의 백화점을 건설, 유통망을 전역으로 확대하는 지방화 계획도 추진중이다. 백화점측은 상트 페테르부르크등 인구 200여만명의 대도시에는 현지 백화점을 중심으로 나름대로 유통구조가 확립돼 있다고 판단, 노보시비르스크등 인구 199만명이하의 중소도시에 백화점을 세울 방침이다.
해외자본시장 진출 계획은 더욱 의욕적이다. 백화점측은 늦어도 올 상반기중에 살로몬 브러더스 투자은행의 도움을 받아 미국 증권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굼은 자사의 주식을 담보로 ARD를 발행, 미국 자본시장에 유통시킬 방침인데 살로몬 브러더스 은행은 백화점의 총자산을 5,200만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백화점은 현재 3만명의 주주를 거느리고 있으며 주식의 30∼35%는 외국인 소유다. 총매장의 90%는 직영이며 나머지 10%가 임대이고 한국 독일 일본등지에서 수입된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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