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명분 제시」도 없고 추가 집회도 이견국민회의와 자민련등 야권이 고민하고 있다. 보라매집회이후의 정국이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고있는데다 향후 대여공세에도 여러가지 제약이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야권이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보라매집회 이후 여권의 태도이다. 양당은 당초 보라매집회가 여권의 기세를 꺾는데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던 게 사실이다. 야권은 보라매집회이후 여권의 강경한 입장이 누그러지면 이를 발판으로 개원협상에 착수, 몇가지 성과를 얻어낸뒤 등원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크게 빗나가고 있다. 여권은 오히려 28일 무소속의 서훈의원을 전격영입하는등 강공으로 나오고 있다.
여권은 또 야권과 대화를 요구하면서도 뚜렷한 「선물」을 제시하지 않아 야권내 협상창구들을 곤혹스럽게 하고있다. 국민회의 박상천총무는 『여당은 매일 대화를 갖자고 하면서도 우리 요구사항을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별 반응이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때문에 야권은 일단 여권과의 협상을 통한 경색정국 타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또다시 장외투쟁카드를 사용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것 역시 쉽지않다. 우선 당장 6월1일의 월드컵유치결정이 야권의 향후 진로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당의 사무총장이 27일 4시간넘게 회담을 갖고서도 추가장외집회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게 바로 이 때문이었다. 국민회의 한광옥사무총장은 이날 『주말인 1일이 후속집회일로 가장 적당하지만 월드컵유치가 판가름나는 날에 장외집회를 갖는 건 국민정서상 맞지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추가장외집회가 필요하느냐에 대한 양당의 판단도 약간 다르다. 자민련은 『여당을 더욱 몰아세우기 위해서는 전국 대도시에서 추가로 대규모집회를 열어야 한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비해 국민회의측은 『보라매집회로 충분히 세를 과시했다고 보지만 야권공조방침에 따라 자민련이 원한다면 추가집회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야권은 이처럼 안팎의 상황이 복잡하기때문에 당분간 여권내부 기류를 탐색하고 여론흐름을 관망하면서 지구전을 펼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양당핵심관계자들이 한결같이 『급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여당이다』 『아무리 독선적이라 해도 국회를 단독개원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는 데서 이런 의도를 감지할 수 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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