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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얀다르비예프 휴전협정 서명/「체첸의 봄」 향한 힘든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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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얀다르비예프 휴전협정 서명/「체첸의 봄」 향한 힘든 첫발

입력
1996.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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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길 옐친 직접 협상참여 이행 가능성 높아/향후 체첸지위 등 언급 없어 완전 평화엔 먼길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체첸내전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체첸반군 최고지도자 젤림한 얀다르비예프와 휴전에 합의한 데 이어 28일 체첸을 전격방문함으로써 1년5개월에 걸친 체첸분쟁이 극적인 반전을 맞고 있다.

옐친 대통령은 이날 신변안전을 우려한 크렘린 경호실 등 측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북카프카즈 오세아티아공화국의 마즈도크를 거쳐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 도착, 체첸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향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의 그로즈니 방문은 6월 16일의 대통령선거를 겨냥한 포석이지만 국민들에게 미치는 상징적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94년 12월 체첸에 대한 공격명령을 내린 옐친이 자신의 주도하에 휴전합의를 이끌어낸데다 전투지역을 직접 방문함으로써 「체첸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있다.

옐친의 적극대응은 「체첸사태의 정치적 해결 없이는 재선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인식에 따른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러시아 유권자들은 대선에 영향을 미칠 주요인의 하나로 체첸사태를 꼽고 있다.

러시아 정부와 체첸반군측의 첫 최고위급 회담은 대좌 20분만에 대표단 내부 의견조정을 위해 정회하는 등 진통을 겪었으나 끝내 6월 1일부터 전투행위중지와 2주일내 포로교환 등 2개항의 합의를 도출해냈다. 양측은 이같은 합의를 바탕으로 휴전의 세부적인 내용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휴전협정이 중시되는 것은 옐친 대통령이 직접 협상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옐친은 그동안 체첸반군을 불법 무장세력으로 규정, 직접협상을 거부해왔으며 3월 발표한 체첸평화안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따라서 이번 합의는 체첸사태 해결이 절박한 상태에서 취한 평화 제스처인만큼 정치적 비중이 크고 그 어느 때보다 실행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협정은 전투중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향후 체첸의 지위에 관한 논의가 빠져 있어 앞날은 아직 미지수다. 양측이 각자 입지강화와 대내외의 눈을 의식해 어려운 문제보다는 합의가능한 것부터 서둘러 문서화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최근 이틀간의 긴박한 움직임은 대선을 겨냥한 옐친 대통령의 「대선용 카드」로는 확실한 것일지 모르나 체첸사태의 해결을 위한 것으로서는 미흡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체첸사태 일지

▲1991년 10.27=조하르 두다예프 체첸 공화국 대통령으로 선출됨.

11.1=두다예프, 체첸 독립 선언.

▲1993년 4.2=두다예프, 의회 해산.

▲1994년 12.11=러 탱크및 4만여 병력 체첸 진격, 체첸분쟁 본격 개입.

▲1995년 1.25=옐친 안보고문, 체첸공격 실질적 종료 선언.

6.14=체첸 반군, 러시아 남부 부덴노프스크의 한 병원에서 2,000여 민간인 인질로 잡음.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 반군과 협상. 반군 인질 석방하고 산악지대로 도주.

7.30=러군 철수 및 반군 무장해제를 골자로 한 군사협정 체결. 충돌이 이어지면서 실질적 실행이 이뤄지지 못함.

12.17=도쿠 자프가예프, 친러 체첸 정부 새 지도자로 선출됨

▲1996년 1.9=반군, 체첸접경 다게스탄 공화국의 한 병원 침입해 100명 이상을 인질로 잡음.

3.31=옐친 체첸내 군사작전 종결선언. 전투는 계속됨.

4.21=두다예프 피격 사망.

5월 =러 반군 거점 바무트 점령.

5.27=옐친과 새 반군 지도자 젤림한 얀다르비예프, 모스크바서 6월1일부터 휴전돌입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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