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성 인식불구 세부 입장차/연대방식·여 내부사정 등 변수『과연 야권의 두 김총재가 내년 대선에서도 손을 잡을 수 있을까』 26일 보라매공원 집회로 야권공조가 무르익으면서 관심의 초점은 김대중 국민회의, 김종필 자민련총재의 협력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김국민회의총재(DJ)는 보라매집회에서 『독재를 타파하고 정권교체를 이룩하려면 자민련과 국민회의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정신으로 단결해야 한다』며 내년대선에서의 연대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김자민련총재(JP)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그냥 놔둘 수 없는 현정권을 규탄하고 견제하기 위해 힘을 합치고 있는 것』이라며 여당 견제차원의 야권공조에 비중을 두었다. 두 김총재의 발언에서 나타난 것처럼 대선에서의 야권연대에 대한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입장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국민회의는 대선후보단일화가 DJ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야권연대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물론 재야출신 등 일부에서는 『민주화운동을 해온 우리가 유신체제의 주역인 JP와 손잡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며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자민련의 대다수 관계자들은 『요즘은 여당의 총선부정과 인위적 과반수 의석확보를 규탄하기 위해 야권이 협력하는 것』이라며 「사안별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과 충청권 출신의 상당수 당직자들은 『우리가 대선에서 DJ와 손잡을까 우려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대선에서의 양당간 연대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에서도 박철언 부총재등 일부인사들은 야권통합과 야권후보단일화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대선에서의 양당간 연대 가능성은 자주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야권연대와 관련한 다양한 방법론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양당간 연대방안으로는 ▲사안별 연대▲정책연합 ▲합당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사안별 연대는 개별현안에 따라 공조여부를 판단하는 것이고, 정책연합은 양당이 통합을 하지 않은채 원내에서 상당기간 다양한 정치현안에 대해 공동입장을 취하는 방안이다. 반면 합당은 양당이 정치적, 법률적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여러가지 견해도 나오고 있다. 야권의 대선단일후보로서는 김대중총재와 김종필총재, 제3의 인물 등이 모두 고려될 수 있다.
특히 후보단일화를 추진할 경우 권력분점 등 연대조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당에서는 최근 DJ가 제기한 거국내각론을 비롯,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나눠 갖는 이원집정부제, 내각제개헌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두 김총재가 대통령후보―총리후보, 또는 대선후보―당대표를 역할분담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대선에서의 야권연대에는 여러가지 장애물이 놓여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3당합당때 그랬던 것처럼 권력분담 약속이 지켜지기가 어렵다는 견해가 적지않다. 또 호남과 대구·경북, 충청권 주민들의 정서적 통합이 함께 이뤄져야 양당연대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여권내부의 정권재창출을 둘러싼 분열여부, 야권 내부사정 등이 두 김총재의 연대 가능성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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