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페레스냐 「매」 네탄야후냐/예측불허 “혼전”/TV토론이후 여론조사 매체따라 결과 달라져/잇단 테러악재 페레스 위협… 부동층향배 관건「비둘기와 매의 대결」. 시몬 페레스 총리(72)와 벤야민 네탄야후(47) 리쿠드당 당수가 맞붙은 이스라엘 사상 첫 총리직선을 이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비둘기」페레스는 이스라엘 건국의 아버지인 벤 구리온으로부터 정치 수업을 받고 총리를 두차례 역임한 관록의 정치인이자 중동 평화협상의 기안자이다 . 「매」네탄야후는 실무경험은 짧지만 확고한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정착을 주장하는 젊고 패기에 찬 정치인이다.
선거를 불과 이틀 남겨놓은 27일 현재 두 후보간의 대결은 박빙양상이다. 최근까지 조사에 따르면 페레스가 지지율에서 일단 4∼7% 포인트차로 네탄야후를 앞서 있었으나 26일 TV 토론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는 매체에 따라 결과를 달리 예측하는 등 혼전양상이다.
그동안 지지율면에서 6%포인트 차로 페레스의 우세를 보도해 왔던 유력 에디오츠 아로노츠지는 누가 더 설득력을 보였느냐는 질문에 시청자들의 45%가 네탄야후를, 41%가 페레스로 답변했다고 밝혔다. 반면 마리브지는 시청자들이 42% 대 38%로 페레스에 더 점수를 주었다고 엇갈리게 보도했다. TV 토론을 주최한 2TV 방송국은 두 후보가 무승부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네탄야후가 테크닉면에서 앞선 반면 페레스는 내용면에서 점수를 땄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이츠하크 라빈 총리의 암살 이후 노동당 정권에 대한 국민적 동정을 바탕으로 넉넉한 리드를 지켰던 페레스 총리의 우위가 2, 3월 회교무장 단체들의 잇단 폭탄테러등이 터지며 안보논리를 앞세운 네탄야후의 무서운 막판 상승세에 크게 위협받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라빈 추모 분위기」를 선거에 연결시키려 총선을 5개월 앞당긴 페레스의 전략이 자승자박의 결과를 빚은 것이다.
접전을 의식한듯 400만 유권자를 향한 양후보의 호소도 절박하다. 1인당 국내 총생산(GDP) 1만3,000달러와 연 평균 성장률 5∼6%의 비교적 안정된 경제상황속에서 양 후보의 정책이 크게 다른 분야는 안보문제밖에 없다. 페레스는 「땅(점령지)을 대가로 한 평화」만이 중동에 항구적인 평화의 틀을 실현시킬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지지를 역설하고 있다.
93년부터 최대야당 리쿠드당을 이끌며 차세대주자로 꼽혀온 네탄야후는 이에 맞서 『안전보장없는 협상은 무의미하고 페레스정권은 아랍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며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아무도 승리를 장담 못하는 양 후보의 당락은 유권자의 10∼15%로 여겨지는 부동층의 향배에 달려 있는 것으로 선거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막판 부동층을 잡으려는 후보들의 몸부림은 우스꽝스런 연출도 불사한다. 연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페레스는 「강력한 이스라엘」을 외치며 애써 군복을 입고 레바논 폭격을 감행하기도 했고 네탄야후는 「안보속에 평화」라는 구호 아래 부드러운 이미지 심기에 주력하고 있다.<이상원 기자>이상원>
◎선거 어떻게 치르나/의원정당에 투표 득표비율따라 배분/총리권한강화위해 라빈때 직선도입
이스라엘의 「크네셋」(국회) 의원선거는 유권자들이 후보자 개인이 아닌 정당에 대해 투표를 하는 일종의 비례대표제라는 것이 특징이다. 유권자들은 각 정당이 발표한 전체 후보자 명단과 강령을 참고, 한 정당을 택해 투표한다. 전국이 한 선거구인 셈이다.
120석의 의회 의석은 총 유효표중 각 당의 득표비율에 따라 배분되며 각당의 후보자명단에 나타난 순서에 의해 각 후보자의 당선이 결정된다.
그동안 이스라엘 총리는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한 다수당(연정) 지도자에게 내각 조각을 요청하면서 지명했는데 94년 말 선거법 개정을 통해 직선제가 도입돼 이번에 처음으로 실시된다. 따라서 유권자는 정당투표외에 총리출마자에 대해 별도로 투표한다. 개정된 선거법은 정국 안정을 위해 직선 총리에게 내각 각료의 절반을 원외에서 임명할 수 있도록 했다. 총리직선은 라빈 전총리가 군소정당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총리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했다.
「크네셋」이란 명칭과 120명의 의원수는 구약시대인 기원전 5세기 예루살렘에서 소집된 유대인들의 대표 기구 「크네셋 하게돌라」에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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