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저녁 전주의 전북대 운동장에서 열렸던 한국대학 총학생회연합(한총련) 제4기 출범식 전야제 행사인 시민한마당에 유종근 전북도지사가 참석해 축사를 했다는 뉴스를 뒤늦게 들은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요즘들어 또다시 생떼같은 억지논리로 과격한 투쟁방향을 설정하고 극렬시위를 벌여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지대한 불편을 강요하는 한총련소속 운동권학생들의 시위행태를 보면서 정부는 도대체 뭘하고 저런 시위들을 그냥 놔두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한총련 행사에 참석한 유지사가 무슨 내용의 축사를 했는지는 정확한 보도가 없어 논평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축사의 내용에 상관없이 참석 자체를 우리가 의아해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총련은 비합법단체로 건전한 학생운동을 이끄는 게 아니라는 것이 첫째다. 유지사가 비록 오랜 해외거주를 했고 소신이 남달리 강하다고 하지만 그동안 한총련이 전개한 운동노선이 얼마나 상궤를 벗어났으며 투쟁방식도 지극히 폭력적이었다는 것을 모를리 없다는 게 둘째 이유다.
사리에도 맞지 않는 어거지 친북 반미운동 논리나 펴고 「5·18미국개입규탄」등 정치권이 할 일을 떠맡겠다며 투쟁일변도의 파괴적인 시위를 일삼는 한총련의 출범식에 도지사가 갔다는 것은 불법적인 학생운동을 고무한 행위라고 보여지기 십상이다. 축사까지 한 도지사가 한총련학생들이 파괴적인 시위를 벌인다면 어떤 입장에 서게 될 것인지를 걱정하게 되는 것이다.
야당출신인 유지사의 이같은 일탈은 정부의 한총련대응자세가 무원칙하고 유화적인 데서 근본적으로 싹텄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문제가 심각함을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도대체 정통성을 갖춘 문민정부라고 공언하는 현 정부가 무엇이 무서워 친북과 반미노선을 앞세우고 툭하면 화염병으로 무장하고 과격시위로 저지경찰에 맞서며 도심교통을 마비시켜 시민들의 일상을 괴롭히는 극렬운동권 학생들에게는 과거정권들보다 나을게 없을 정도로 무기력하고 무능한 것인지 아무리 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면서 입으로만 과격시위를 원천봉쇄한다고 외치고 민생사정을 공언해 봤자 국민들은 학생시위도 못막는 무능정부의 말을 곧이 들을 리 없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부라면 생떼나 부리는 철부지 학생운동부터 뿌리뽑아야 한다. 학생운동이라 해서 관용을 갖고 온건하게 대응하기에는 너무나 본분과 법질서를 벗어나 있는 한총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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