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불변 거리정치 계속 불가피”/횟수 등 수위는 조절 「반응」 유도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27일 각각 간부회의와 당 5역회의를 열어 보라매집회이후 대여전략을 논의했다. 양당은 모두 보라매집회를 성공작으로 평가한 탓인지 다소 여유와 자신감을 갖는 분위기였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날 양당의 회의에 그대로 나타났다. 양당은 공히 장외투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결론을 모았지만 여권과의 대화여지를 배제하지는 않았다. 겉으로는 장외투쟁방침을 고수, 여당의 태도변화를 유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대화를 모색하는 화전병행 작전을 펴려는 의도이다.
양당이 이날 총장·총무연석회담에서 야권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장외집회를 계속하기로 합의하고 구체적인 일정 등은 추후 결정키로 한 것 역시 같은 흐름이다. 양측은 회담에서 여권이 영입당선자 기자회견을 통해 야당을 비난하는 등 전혀 변화기미를 보이지않는 상황에서 후속 장외집회는 불가피하다는데 전혀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장외집회의 장소 시기 방법 등의 결정을 유보함으로써 여권에 대화의 여지를 남겨놓은 셈이다. 물론 양측이 이날 장외투쟁일정을 결정하지 못한 것을 놓고 장외투쟁방법론을 둘러싼 이견때문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있다. 자민련은 야권공조투쟁의 주도권확보를 의식, 장외투쟁을 서두르려 하지만 여기에 국민회의가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장외투쟁일정을 결정하지 않은 것은 양당간에 이견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여당과의 대화가능성을 염두에 둔 속도조절차원』이라고 말했다.
야권이 장외투쟁고수 방침과는 달리 내심 대화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은 국민회의와 자민련 양측 모두에서 감지되고 있다. 국민회의는 이날 김대중 총재주재로 열린 간부회의에서 후속장외집회개최여부를 집중논의, 자민련과 협의해 결정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서 박상천 총무는 여권과의 비공식대화필요성여부를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김령배 부총재 등이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제동을 걸어 이에대한 토의는 이뤄지지않았다. 김총재는 비공식대화필요성을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논리를 내세워 『나에게 맡겨달라』고 정리를 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이 비공식대화의 물꼬를 열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반면 자민련의 분위기는 다소 강경하다. 이날 김종필총재주재로 열린 당5역회의도 협상론보다는 장외투쟁고수론이 더 우세했다. 자민련관계자들은 『지금은 등원할 명분이 없지않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보면 여권에서 일정수준의 등원명분을 제공하면 대화에 응할 수있다는 뜻도 된다. 자민련 역시 장외투쟁에서 협상으로 선회할 명분을 찾고있다는 입증인 셈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내에서는 대여투쟁보다는 양당의 연대강화자체를 중시하는 기류도 있다. 여권에 대한 최대무기는 결국 내년 대선에서 김대중·김종필 총재의 제휴일 것이기 때문에 양측의 연대분위기조성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이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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