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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약체질속 비대 불균형 여전/1분기 성적표로 본 경제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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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약체질속 비대 불균형 여전/1분기 성적표로 본 경제허실

입력
1996.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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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전 부양책 영향 건설등 주도 「공공경기」/국제수지 적자·경기 양극화등 갈수록 심화/지표상 일단 올출발은 호조… 앞으로가 문제올들어 우리경제는 일단 양호한 출발을 보였다. 우리 경제의 몸집이 작년 1·4분기에 비해 7.9%나 커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GDP성장률이 불과 1∼3%인 미국 일본등에 비하면 높은 성장률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아직 「청년기」에 있는 우리 경제가 이미 「성년기」를 지난 선진국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경제의 체질이 얼마나 탄탄한지, 균형있는 성장을 하고 있는지등에 대해서는 상당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무작정 몸집만 키워서는 성년에 접어들기도 전에 성장이 멈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1·4분기 성장의 내용을 보면 제조업성장률(7.8%)이 GDP성장률을 밑돌기 시작했다. 제조업성장률이 GDP성장률 밑으로 떨어진 것은 93년 3·4분기 이후 처음이다.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건설업등 서비스업종이 경기를 주도한 것으로 성장의 질적 내용이 뒤바뀐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정부가 4·11총선을 앞두고 경기급랭을 우려해 공공사업을 조기 발주, 건설업 위주로 경기를 떠받친 것도 한 몫을 했다. 1·4분기중 민간건설은 7.9% 증가한 반면 정부건설 증가는 17.2%로 전년 평균(7.0%)의 2배이상 늘어난 것만 봐도 1·4분기 경기가 다분히 「공공성 경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1·4분기의 성장세가 2·4분기에도 이어질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3월까지 17%이상 늘어나던 수출이 4월에 5.5% 늘어나는데 그쳤고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작년 4·4분기부터 대폭 줄어들기 시작했다.

1·4분기 경상수지 적자가 41억달러에 달하는등 대외거래의 불균형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 89억달러 적자에 이어 「적자 경제」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수출을 늘릴수록 수입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나고 해외에 지급해야할 로열티 운항경비등 무역외지출도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국산재료보다는 외국산 재료에, 국내기술보다는 외국기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더구나 국민들도 「소득 1만달러시대」를 맞아 씀씀이가 헤퍼져 막대한 해외여행경비 지출로 적자경제를 가중시키고 있다.

대외거래뿐만 아니라 산업간 불균형도 문제다. 1·4분기중 중화학공업은 10.8%의 높은 성장세를 보인 반면 경공업은 2.0%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에도 중화학공업은 14.8% 성장한데 비해 경공업은 0.7% 마이너스성장했다. 국내경기가 반도체 자동차등 일부 업종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세계 경기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질은 그만큼 허약해질 수밖에 없다.

박영철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최근 『우리 경제가 과연 몸집만 키우는 성장위주의 경제기조를 계속 끌어가야 하는 것인지, 성장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국제수지 적자를 해소하고 기업의 체질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해야할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고 지적했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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