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메모리얼 데이(현충일)」를 하루 앞둔 26일 워싱턴에서는 실종미군및 전쟁포로의 송환을 촉구하는 오토바이 시위가 벌어졌다. 참전용사와 그들의 가족 등 약 10만명이 참가한 근래 보기드문 대규모 시위였다.이날 시위를 주도한 사람들은 월남전 참전용사를 주축으로 한 이른바 「롤링 선더(우르릉쾅쾅 거리는 천둥)」회원들. 매년 현충일 전날 아침이면 람보 스타일의 군복차림에 귀청이 찢어질듯한 오토바이 굉음을 내며 워싱턴으로 질주하는 오토바이족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이 바로 「롤링 선더」멤버들이다.
이들은 점심때가 되면서 굵어진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흑백으로 된 실종미군및 전쟁포로기와 성조기를 오토바이 꽁무니에 매단 채 국방부 앞에 집결, 백악관 앞 컨스티튜션 애비뉴까지 시가행진을 벌인 뒤 일단 해산했다.
이들이 다시 모인 월남전 참전비와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는 이미 빗물과 눈물이 뒤범벅이 된 전몰장병의 유가족들이 모여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있었다. 인근 링컨기념관 앞 노점상에서는 「한국전 포로를 잊지 말자」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팔고 있었다. 한 「롤링 선더」회원은 『한국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만 8,000여명이 넘는데도 정부당국은 팔짱을 끼고 있다』면서 『우리가 오늘 울린 오토바이 소리는 실종미군 수색이나 유해발굴 작업에 늑장을 부리고 있는 정부를 향한 분노의 소리』라고 말했다.
북한은 최근 미국과 한국전 참전 실종미군 유해의 공동발굴 작업에 착수하기로 합의한데 이어 빌 리처드슨 민주당의원 일행의 방북을 받아 들여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유해송환 문제를 대하는 미국민들의 정서를 제대로 읽을 줄 안다면 이를 더 이상 정치적 흥정대상으로 삼지말고 협조해야 한다. 인도적인 면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 또한 그들이 원하는 대미 관계 개선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촉매제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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