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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갤브레이스 「훌륭한 사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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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갤브레이스 「훌륭한 사회」 출간

입력
1996.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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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의 대가가 제시하는 이상사회/복지국가 후퇴 미 공화당 정책 신랄히 비판/“이민개방· 빈국 책임지는 성숙한 국가돼야”「불확실성의 시대」 「풍요로운 사회」 「권력의 해부」등 수많은 명저로 잘 알려진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88·하버드대 명예교수)가 「훌륭한 사회」(원제 The Good Society·휴튼 미플린 컴퍼니간)라는 신간을 냈다. 90을 바라보는 노령에도 연구를 쉬지 않는 노학자의 끊임없는 학문열정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는 최근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문화분야에서도 서구중심시대가 이미 종말을 고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21세기를 앞두고 탁월한 경제학자의 시각으로 미국사회를 분석하고 바람직한 사회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152쪽의 이 얇은 책자에서 그는 수십년동안의 학문적 성과를 종합, 현대자유주의의 긍·부정적 결과를 비교하면서 「훌륭한 사회」의 이상적 모델을 제시한다. 그는 현대자유주의의 긍정적 측면에 대해 모든 시민에게 「가치 있는 삶의 가능성」을 제공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점이라고 평가하면서 부정적 측면으로 좌익주의자들의 이념을 하나의 「이즘」으로서 수용할 만큼 성숙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갤브레이스교수는 공화당정부가 저지른 근본적 실수가 복지국가로부터의 후퇴라고 주장한다. 또 「정치가들과 그들의 행동이 역사를 이끌고 있다」고 주장하는 깅그리치 미하원의장과 동료의원들의 역사관을 부정한다. 그러면서 『자유주의자들은 큰 정부를 만들지 못했지만 역사는 그렇게 했다』며 설득력있게 역사관의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갤브레이스에 따르면 농업경제에서 산업사회와 대량생산으로 사회적 변동이 가속되면서 의료·실업보험등 사회보장에 대한 대중적 요구가 증대돼왔다.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은 많지만 복지국가는 우리가 함께 나아가야 할 국가형태라고 그는 생각한다.

갤브레이스는 냉전이 종식됨에따라 군비를 감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러시아의 방위비가 3분의 2로 줄어들었으므로 미국도 냉전당시의 90% 정도로 군비를 줄이고 그 비용을 복지정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제 회생하기 시작한 동구의 민주주의를 위한 원조나 공립학교등의 비참한 교육현실 개선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이상형으로 제시하는 「훌륭한 사회」는 어떤 것일까. 우선 경기침체와 고실업률을 예방하기 위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사회다. 또 환경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이민문호를 더욱 개방하며 경제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내국인을 보호하는 한편 외국의 빈곤에 대해서도 책임의식을 느끼는 사회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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