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분열 겨냥 자존심까지 자극도신한국당이 김종필 자민련총재에게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보라매집회가 열린 26일 신한국당은 오로지 JP만을 물고 늘어지는 논평을 냈다. 그동안 신한국당이 김대중국민회의총재를 주로 공격했던 점을 감안하면 「JP때리기」는 의미있는 대목이다.
신한국당 김철 대변인은 이날 『의아하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김대변인은 『자칭 보수라는 자민련이 국민회의의 들러리가 되어가고 김종필 총재가 국내정치는 물론 남북문제에 대해서까지 김대중 총재를 닮아가는 모습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는 JP가 최근 남북문제에 대해 다소 전향적으로 접근한 발언을 빗댄 냉소적인 비난이었다.
JP는 23일 한양대 강연에서 『흡수통일론은 북한의 옆구리를 송곳으로 찌르는 것처럼 자극하기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JP는 나아가 『미·북이 대사관을 교환 설치하면 남북한이 못하는 일을 할 수도 있다.
북한을 열어나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25일에는 『북한에서 미그기를 가져갈 조종사를 보내면 기체를 돌려주는 방법도 있고…』라는 조크도 했다. 남북문제에 극우적 입장을 견지해온 JP의 성향을 고려할때 유연함을 넘어 파격적이라는 느낌마저 주는 발언이었다.
신한국당은 바로 이 대목을 노리고 나섰다. 김 대변인은 『만일 그같은 경향이 현실화했다면 우리는 JP의 보수노선은 오직 권력추구를 위한 위장보수였다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난타했다. 김대변인은 또 『JP가 DJ의 동반자가 되고 자민련이 국민회의의 2중대가 된다면 그야말로 야합의 정치』라고 공격했다. 『JP가 DJ의 2인자를 한다면 평생 2인자로 보내온 그의 정치역정은 천성적 선택』이라는 비아냥도 퍼부었다. 신한국당이 이념만을 문제삼고자 하는게 아니라 JP의 자존심을 자극하려는 의도까지 드러낸 것이다.
야권은 신한국당의 「JP때리기」를 『야권분열을 노리는 천박한 술수』라고 맞받아쳤다. 특히 자민련은 『명분도 논리도 없이 오로지 말초적인 비난에 매달리는 신한국당이 가엾다. 야권 연대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겠느냐』고 일축했다. 사실 신한국당은 DJ―JP의 연대가 공고해지는데 대해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DJ―JP의 연대가 단순히 개원정국만을 겨냥하는게 아니라 향후 대권구도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신한국당은 JP를 공략하면서 야권 연대의 명분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으나 어느정도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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