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가 출신 간 나오토 후생성장관/「에이즈수혈」 파동 등 진솔한 사과로 해결/은폐·책임회피 풍토에 신선한 충격파관료가 나라를 움직인다는 「관료천하」 일본에 「관료잡는 장관」이 나타나 온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간 나오토(관직인)후생성장관. 법대출신이 아니면 명함 내밀기가 힘든 일본 정·관계에 도쿄(동경)공대 이학부를 졸업, 변리사와 시민운동가를 거쳐 신당 사키가케 출신 중의원의원이다.
올해초 하시모토(교본)내각 출범 때 후생성장관으로 입각한 그는 두터운 관료의 벽을 깨고 지난 한해동안 일본을 뒤흔들어온 비가열혈액제제로 인한 에이즈감염 환자문제를 해결했다.
후생성이 안전하다고 해서 혈액제제를 투여받은 혈우병환자 1,000여명이 에이즈에 감염되고 10년을 끄는 재판중 400여명이 숨진 충격적 사건에도 후생성은 『위험성을 몰랐다』는 등 은폐와 책임회피에 급급했다.
간장관은 엄정한 내부조사를 통해 후생성이 오래전부터 위험성을 알고도 약 판매를 금지하지 않았으며 약으로 인한 에이즈감염 환자 보고서도 갖고 있었다는 파일들을 찾아내 공개했다.
그는 지난달 국가의 책임을 깨끗이 인정, 피해자들과 법정 화해하고 머리 숙여 사과했다. 한센병(나병)환자의 격리규정이 철폐됐는데도 시행이 늦어지던 문제 역시 수용시설을 찾아가 무릎꿇고 나라의 잘못을 빌었다.
『정책결정 과정이 공개되면 국정이 흔들린다』는 논리로 「장관길들이기」를 꾀하던 관료들은 장관이 국회에서 내부조사로는 진상규명에 한계가 있다며 국회청문회나 검찰조사를 요청하자 손을 들어버렸다. 언론은 그와 관료와의 싸움을 「관관전쟁」이라고 이름지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간장관은 업체를 규제,감독하는 관료가 해당업체나 협회에 임직원으로 재취업하는 「아마구다리(일본식 낙하산인사)」와 행정정보 미공개가 관료사회의 병폐라고 지적, 개선을 선언하고 나섰다.
처음부터 그의 입각을 한사코 반대했던 관료측은 『오늘의 일본을 일으킨 관료의 공과 행정상 어려움을 너무 모른다』고 깎아내린다.
그러나 그의 솔직하고 신선한 자세가 결국 에이즈감염자들과 유족의 분노를 삭혀 해결을 끌어내는데 기여했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하시모토총리도 간섭을 꺼리고 있다. 물론 국민들은 『간 장관을 본받으라』고 정·관계에 주문하며 지지와 성원을 보내고 있다.<도쿄=신윤석 특파원>도쿄=신윤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