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식품 가려내는 「무공해 감별사」/논밭보면 제초제썼는지 알아낼 정도/환경·소비자건강 파수꾼역할 자부심풀무원 유기농사업팀의 염동철 과장(31)은 「무공해 감별사」로 불린다. 회사와 계약을 한 전국 250여 유기농 생산자들을 관리하며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했는지 여부를 가리는 게 그의 주임무이기 때문이다.
『못자리 전에 제초제를 쓰면 논둑이 벌겋게 타 있습니다. 보름정도 지나면 없어지지만 개구리밥이라 불리는 풀이 없으면 농약을 쓴 게 분명합니다』
염과장은 입사후 8년동안 줄곧 이 일만을 해와 채소밭 주변만 보아도 유기농법을 지키고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채소밭에 잡풀이 전혀 없거나 가뭄때 진딧물이 없으면 의심의 대상이다.
파종이나 수확기를 전후해 감시는 물론 작황을 조사하기위해 수시로 농가를 방문하는데 이로인해 한달에 절반은 출장이다. 그런데도 『내 손을 통해 수급되는 농산물이 환경을 보호하고, 소비자들의 건강을 지킨다는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힘들지 않다는 표정이다. 염과장이 농가에서 구입하는 농산물은 연간 약 100억원 어치. 염과장은 자연식품을 강조하는 풀무원의 최일선 파수꾼인 셈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고민은 많다. 계약위반시에는 형님이나 아버지 이상으로 가까워진 현지 농부들을 가차없이 잘라야(?) 하고, 자연재해등으로 애써 가꾼 채소등을 사주지 못할 때도 종종 있다. 유기농법은 자연재해에 취약하기 때문에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 감시못지않게 격려도 그의 주요 임무다.
『24시간 감시할 수는 없습니다. 믿어야죠. 그래서 처음부터 마음이 바른 사람을 택합니다』 염과장이 계약농가를 고르는 기준이다. 대학시절 농생물을 전공, 어떤 농약을 쓸 것인가에 몰두하다 정반대의 일을 맡게돼 처음에는 고생도 많았다고 한다. 앞으로 자연을 지키는 환경사업을 해 보는 것이 그의 희망이다.<정희경 기자>정희경>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