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조작여대” 강력 비난/행사장 메운 인파에 고무된 표정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 자민련총재가 26일 하나로 뭉쳤다. 두 사람은 이날 하오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부정선거와 야당파괴 규탄을 위한 4·11총선민의수호 야당결의대회」에서 과거의「빙탄」관계가 무색할만큼 공조를 과시했다. 더욱이 더운 날씨에다가 징검다리연휴의 마지막날이라는 불리한 점에도 아랑곳없이 청중(주최측 20만명, 경찰측 3만5천명)이 7천여평의 행사장을 가득 메운데 고무된 듯 두 사람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도 강한 톤이었다.
○…하오4시부터 시작된 집회는 하오4시40분께 진행된 두 김총재의 연설에서 절정에 달했다.
청중의 『김종필』연호속에 먼저 연단에 오른 김종필총재는 『소위 문민정부가 출범한 이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안보 대북정책면에서 뭐하나 제대로 된게 없다』고 김영삼대통령에게 직격탄을 쏘았다. 김총재는 『김대통령은 입만 열면 개혁을 얘기하지만 국민에게 걱정만 끼쳐줬다』며 『민주국가에서 정치는 선거를 통해 최종책임을 지게 되는데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엄연한 진리가 완전히 유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뭐라 말하지 못할 정도로 부정선거를 해놓고 야당만 잡아넣는 김대통령을 그냥 놔둬야 겠느냐』고 물어 청중으로부터 『아니요』라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그는 또 『대통령은 국민이 어려울 때 존경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김대통령이 그런 대통령이냐』고 물어 역시 청중의 『아니요』라는 답을 유도했다. 그는 이어 『현정권은 회유와 협박으로 당선자들을 끌어가고 있다』며 『이처럼 김대통령이 독재적으로 마구하는 것을 도저히 그냥 놔둘 수 없으며 국민의 힘으로 혼내줘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하오4시55분께 김종필 총재와 손을 맞잡고 청중의 환호에 답한뒤 연단에 오른 김대중 총재는 먼저 『장을 벌려놓고 손님이 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수십만의 사람이 와 다행』이라며 고무된 표정이었다. 김총재는 『김종필 총재와 내가 이렇게 한 자리에 서서 여러분에게 연설할 줄은 총선전에는 누구도 상상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대통령의 문민독재가 우리를 손잡게 만든 공로자』라며 『김대통령은 야당을 말살하기 위해 자민련을 핍박하고 우리 당을 음해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현정권은 지난 총선에서 돈을 홍수같이 쓰는등 부정선거를 저지르더니 선거가 끝난 뒤에는 여소야대를 조작했다』면서 『이는 5·6공못지않은 독재』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이 야대를 줬는데 대통령이 이를 뒤집는 선거는 굳이 할 필요도 없다』면서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김영삼정권이 지는 해라면, 독재와 싸우는 야당과 국민은 떠오르는 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앞서 행사는 하오4시께 두 김총재가 무개차를 타고 입장하면서 막이 올랐다. 사회자가 『평생을 민주주의와 통일, 조국근대화를 위해 살아온 두 김총재가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현정권의 야당파괴공작을 분쇄하기 위해 자리를 함께했다』며 행사의미를 부각시키자, 청중은 태극기를 흔들며 연호와 박수로 환영했다.
사회자인 자민련 변웅전 당선자가 『애국시민의 뜨거운 충정이 오만한 현정권에 엄중한 심판을 내릴 것을 확신한다』며 개회를 선언하자, 팡파르가 울려퍼졌다. 국민회의 한광옥 사무총장은 경과보고에서 『정부·여당의 오만하고 파행적인 정국운영이 중지될 때까지 야당간의 협력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국민회의 조찬형 당선자의 부정선거 진상보고를 거쳐 자민련 김룡환 사무총장이 여당입당자 원상회복등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낭독했다. 두 김총재의 연설이 끝난 뒤에는 청중이 자민련 김현욱 당선자부부의 선창으로 선구자를 합창했다. 이때 두 김총재는 가사가 적힌 메모지를 함께 펴들고 노래를 불러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자민련 박준규 최고고문의 선창에 따라 만세삼창을 부르는 것으로 대회를 마쳤다.<신효섭·김광덕 기자>신효섭·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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