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항생제 등 신물질·기술개발 박차/2000년까지 제약부문 1,000억 매출목표경기 이천시에서 수원으로 빠지는 도로변 야트막한 야산기슭에 자리한 (주) 미원 중앙연구소는 딱딱한 연구소보다는 고급휴양시설과 같은 편안하고 푸근한 분위기를 풍긴다.
뒤편 야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탁 트인 들판을 내려다보는 건평 6,000여평 규모의 3층 초현대식 연구소 건물은 전면이 투명한 유리로 돼 있어 한층 세련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 연구소는 식품회사라는 좁은 울타리를 넘어 생명공학기업이라는 드넓은 광야로 뻗어가려는 미원의 집념이 치열한 노력끝에 하나하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곳이다.
세계적 생명공학기업을 목표로 하는 미원그룹의 변신은 지난해 4월 제약사업본부가 출범하면서 본궤도에 올랐으며 400억원을 투자한 음성 제약공장이 1년만인 지난달부터 항생제 「세파클러」와 소염제 「스티렙노키나제」를 생산하면서 결실을 거두기 시작했다.
차세대항생제인 세파클러는 탁월한 효능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지역의 대제약회사들이 다투어 공급계약 의사를 타진해 오고 있다. 미원은 또 세계 최초로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단백질을 발견, 이를 항원으로 삼아 소변조사등 간단한 방법으로도 암을 찾아낼수있는 길을 열었다. 이밖에 AIDS치료제 원료로 쓰이는 「L-페닐아라닌」을 개발, 미국특허를 얻었는가 하면 노인성 치매치료제, 콜레스테롤 치료제등 신약도 상품화 단계에 와있다.
미원이 이처럼 짧은 시일내 제약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62년부터 시작한 조미료 생산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 덕택이다. 간판상품인 조미료 생산기술이 바로 생명공학의 기초기술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조미료의 주성분인 아미노산과 핵산은 단백질 구성단위로 생물에서는 증식을 비롯한 생명활동을 유지시켜 주는 기초물질이다.
미원은 이미 조미료외에도 곡물성장촉진제로 쓰이는 「라이신」을 비롯한 다양한 아미노산류를 생산, 이 분야에서는 세계시장의 2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 동종업계에서는 생명과학 기술에 관한한 아직 걸음마단계에 있는 한국의 기업이 이 분야에서 이처럼 앞서 있다는데 놀라움을 표시한다.
미원은 전문의약품 원료생산업체로 출발, 점차 본격적인 제약업체로 생명공학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며 2000년까지 제약부분 매출을 1,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바이오테크의 메카」를 꿈꾸는 미원 중앙연구소가 바로 이같은 목표를 가능케 하는 산실이다.
이 두뇌집단의 사령탑은 국내 유기합성분야의 대가이자 국내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KH 502라는 신물질을 만들어낸 황기준박사. 94년9월 연구소장으로 영입된 황박사는 90여명의 연구인력과 함께 20여건의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소 한금수 생명공학그룹장(이사)은 『미생물이나 효소를 이용한 약품제조방식은 에너지 낭비가 없는 환경친화적 공정』이라며 『식품소재개발을 통해 축적한 미생물, 효소분야 기술을 생명공학 분야에 본격 활용할 경우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배정근 기자>배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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