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해도 상처… 패배땐 치명타 “고심”/개혁진영선 “계파내부 단결전술” 의혹민주당의 이기택 상임고문이 27일 기자회견에서 당권경쟁에 관한 거취를 밝힌다. 26일 상오 북아현동 자택에서 이고문을 만난 강창성최고위원 등 계보중진인사들은 그가 이날 회견을 통해 총재경선 출마를 공식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이고문의 생각은 다른 것같다. 그는 이날 강최고위원 등이 다녀간 직후 입원중인 장을병대표를 찾았다. 그는 이자리서 장대표에게 총재를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그가 경선출마의사를 굳히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이같은 이고문의 태도에 대해 민주당의 범개혁진영은 『계파내부의 단결을 노리는 계획적인 전술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고문이 홍성우 최고위원과의 표대결을 「원하지 않는 싸움」으로 여겨온 흔적은 많다. 24일 새벽까지 개혁신당계의 하경근최고위원을 자파 후보로 내세우기 위해 입씨름을 벌였던 것도 그 예다.
물론 이고문이 민주당의 선거참패후 「정통야당세력」인 자신 쪽으로 당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의욕을 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는 『민주당을 운동권정당으로 만들 수는 없다』면서 『위선적인 개혁인사들이 나를 케케묵은 수구세력으로 부를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홍 최고위원과의 경선은 불가피하게 「개혁대 비개혁」의 구도로 비춰질 것이고 이고문이 설사 승리하더라도 적지않은 상처를 입을 것이 분명하다. 현재 판세는 이고문측이 「1백28대 1백」, 홍최고위원측이 「86대 72」로 서로의 우세를 장담할 만큼 불투명하다. 이미 지난 총선에서 적지에 출마했다 좌절했던 그로서는 당권경쟁에서의 패배는 정치생명의 종지부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이고문이 출사표를 던지는 것을 망서리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 공산이 크다. 강최고위원 이규정 권오을당선자 등 이고문의 측근들은 26일 밤늦게까지 북아현동자택에서 이고문 설득을 계속했으나 이고문은 막판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당권경쟁이 자신이 기다리고 있는 기회가 아니라는 생각을 좀처럼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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