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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희곡 20년만에 무대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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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희곡 20년만에 무대위로

입력
1996.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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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동문 합동연극 「어머니가 가르쳐 준 노래」같은 학교 출신들이 호흡을 맞추는 동문연극은 전문 프로극단과 같은 앙상블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특유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최근에는 배우 작가 연출가 등으로 활동하는 예술인들을 많이 배출한 몇몇 대학과 고등학교의 동문연극이 정착돼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고동문도 개교 50주년을 맞아 첫 동문합동연극 「어머니가 가르쳐 준 노래」(김철리 연출·27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를 선보였다.

소설가 최인호의 희곡을 20년만에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게 한 것은 동문의 힘이었다. 동문연극은 상업적 계산에서 자유로우면서 작가에겐 별다른 압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그리고 동시에 주인공)가 회상하는 어머니는 성장기의 중요한 매듭과 얽혀 있다. 열두살이 되도록 어머니와 여탕에 다녀야 했던 일, 학창시절 동네 이발소 여종업원에게 이성을 느낀 일, 어머니 앞에 결혼상대를 데려가 쩔쩔매던 일 등이 익살스럽게 그려진다. 중년이 되어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수다를 들어야 했고 어머니의 죽음을 맞아서는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를 아련하게 떠올리는 장면은 장년층 관객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는다.

목욕탕집 주인 이순재(5회), 목욕하는 노인 역의 무세중(8회), 이발사로 더블 캐스팅된 심양홍(14회) 등이 감초처럼 극의 재미를 더한다.

그러나 동문과 그 가족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출연진은 세밀한 연기마무리가 부족했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내레이터역할도 어중간하고 지나치게 설명적이어서 압축미를 살리지 못한 점등이 아쉬웠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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