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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세불리 의식 “일보후퇴”/「월드컵 공동개최」 수용 시사 속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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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세불리 의식 “일보후퇴”/「월드컵 공동개최」 수용 시사 속뜻

입력
1996.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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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고수땐 역전어렵다” 판단/“유럽표 분산 승리전략” 분석도세불리를 의식한 것인가 아니면 고도의 전략인가.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제1회 쉘 움브로카리비안컵 국제축구대회를 참관하며 2002년 월드컵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는 나가누마 겐(장소건) 일본축구협회장이 25일 『FIFA가 결정한다면 공동개최를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의 한·일 공동개최는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의 확대집행위가 31일의 FIFA 집행위원회에 이안을 정식 상정키로 결정함으로써 실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그동안 한국이 「단독개최를 원하지만 FIFA가 공동개최에 합의할 경우 수용하겠다」는 유연한 입장을 취해온 반면 일본은 「단독개최」를 고수해 왔다.

그러나 일본유치위의 핵심인 나가누마회장이 공동개최 수용의사를 밝힌 것은 일본의 유치전략에 중요한 변화가 생기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첫째 단독개최를 고집할 경우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동안 월드컵 개최지를 결정할 집행위원(21명)의 대다수는 공동개최를 적극 주장해왔다. 한국은 이에 대해 단독개최를 고수한 일본보다 한결 유연한 자세를 취해 집행위원들로부터 호감을 샀다.

현재 공동개최를 지지하는 집행위원은 유럽지역의 전원(8명)과 아프리카, 아시아, 북중미위원등 모두 14∼15명에 달한다. 반면 단독개최 지지자는 주앙 아벨란제회장과 남미, 아시아 일부 위원으로 6∼7명밖에 안된다.

공동개최는 당사국의 동의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에 일본이 끝까지 단독개최를 고집한다면 31일 FIFA 집행위원회에서 공동개최안을 논의하더라도 채택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이는 개최지 결정투표에 영향을 끼쳐 한국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도 뒤늦게 공동개최 수용의사를 표명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한편으로는 한국을 지지하고 있는 유럽표를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본의 공동개최 수용은 최대의 후원자인 아벨란제 FIFA회장의 동의가 없으면 거의 불가능하다. 원칙주의자인 아벨란제는 규정대로 단독개최를 고수해왔다. 더욱이 자신에게 도전하고 있는 레나르트 요한손 UEFA회장을 비롯한 유럽 집행위원들이 「공동개최카드」로 자신을 죄어오기 때문에 단독개최에 더욱 집착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까지 아벨란제회장의 입장변화는 전혀 감지되고 있지않다. 그럼에도 일본이 공동개최 수용발언을 한 것은 전략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일부의 지적이다.

즉 일본은 31일 집행위원회에 상정되기 전에 공동개최 수용의사를 표명하여 한국을 지지하는 유럽표를 분산시키고 정작 6월1일에는 아벨란제회장의 의지대로 개최지 결정투표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현재 유럽연맹에는 일본을 밀면서도 공동개최안을 함께 제안했기 때문에 드러내 놓고 일본지지를 선언하지 못하고 있는 집행위원들이 있다.<전상돈 기자>

◎월드컵유치전 이모저모/“유치실패 위험 차단” 일지 공동개최 권고/아벨란제 “1국원칙 고수” 종래입장 되풀이

○…정몽준 FIFA부회장(대한축구협회장)은 24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포트 오브 스페인 공항에 도착한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가누마 겐(장소건) 일본축구협회장의 공동개최 수용시사 발언과 관련, 『아직까지 확인된 바 없다. 그러나 일본이 이제와서 태도를 바꿨다면 관계자들에게 좀 더 분명히 입장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일본측의 명확한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일본의 아사히(조일)신문은 『현재 월드컵 공동개최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며 공동개최는 「일본의 유치실패」라는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한·일 공동개최를 권고하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은 『공동개최의 경우 한·일간의 동반자 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것』이라며 한국측의 조건부 공동개최수용은 『반 아벨란제 표를 끌어모으기 위한 의도와 함께 진의도 담겨 있으나 국민정서를 고려해 더 이상 진전이 되고 있지 않을뿐』이라고 분석.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막바지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의 유치위관계자들은 24일 이곳 지역 방송사인 CCN TV 방송국에서 현지기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치설명회와 기자회견을 했다.

송영식 유치위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에서 『일본이 경제대국으로 시설면에서의 우위를 주장하지만 우리도 세계 11대 경제국으로 일본에 결코 뒤질게 없다』며 『우리는 세계적인 명문클럽 AC밀란을 3―2로 이겼다. 축구실력, 열기, 세계평화 기여도등 모든면을 보아도 한국이 월드컵을 개최하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 현지기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편 한국의 유치설명회가 끝난뒤 아벨란제 FIFA회장도 방송국에 도착,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는 『FIFA는 「한나라에서 월드컵을 개최한다」는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며 종래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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