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색상의 튀는 옷 보다는 깊이 우러 나오는 옷 만들고파”/흑백에 독특한 라인으로 “악센트”디자이너 박춘무씨(41)는 독특한 패션관을 가지고 있다. 『튀는 옷이 싫다. 입는 사람으로부터 깊이가 우러나오는 옷을 만들고 싶다』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 그가 만드는 「데무」의 옷은 흑백 일색이다. 『현란한 색상은 오히려 입는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러나 모두가 튀어 보이려고 애쓰는 현실에서 그의 이러한 생각은 오히려 그를 「튀는 디자이너」로 만든다. 한가지가 유행하면 거의 모든 브랜드가 유행경향을 좇을 때 늘 한결같은 흑백의 「데무」는 더 눈에 띈다. 그래서 「데무」는 멋쟁이들, 특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가 그나이 또래 디자이너로서는 가장 많은 3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를 보여준다.
「데무」의 옷은 대체로 단순하다. 여성복이면서도 남성스런 분위기가 강하다. 치마보다는 바지가, 블라우스보다는 재킷이 많다. 자칫 단조로워 보일수 있는 흑백은 강한 포인트 색이나 독특한 라인으로 악센트를 준다. 털털하면서 남의 눈에 띄기 싫어하는 그 자신의 성격을 나타내는 옷들이다.
그가 옷과 인연을 맺은 것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70년대 후반. 어머니와 옷가게를 차리면서부터다. 그는 이때 자신이 골라온 옷들이 다른 집과 다르며 사람들로부터 반응이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그는 뒤늦게 패션학원에 들어가 실기를 익히고 디자이너로 새출발했다. 88년부터는 자신의 브랜드 「데무」를 열었다.
『거리에서 우연히 내옷을 입은 사람을 볼때가 가장 기쁘다』고 말하는 그는 지난해부터 남성복을 시작했다. 올 가을에는 파리 기성복 전시회에 참가해 해외진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해 볼 생각이다. 남녀와 국적에 관계없이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멋을 표현할 줄 아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옷을 입히고 싶기 때문이다.<김지영 기자>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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