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은 과오를 겸허하게 수용, 이를 고쳐 나가려는 진지한 노력이 따르지 않는한 실현되지 않는다. 문민정부출범후 경쟁력강화를 얼마나 강조해 왔던가. 또한 정부규제완화, 세계화를 얼마나 외쳐 왔던가. 우리 자신들의 평가는 어떻든간에 세계는 우리가 거의 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들이 발전하고 성장하여 우리는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규제완화, 세계화등 경쟁력강화노력이 아직까지는 행동보다는 구호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스위스 국제경영연구원(IMD)의 「96년 국가경쟁력보고서」에서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전체조사대상 46개국중 27위를 차지, 지난해의 24위에서 3위나 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7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맹국을 제외한 19개 개도국 및 신흥공업국 가운데 7위를 차지했으나 아시아 신흥공업국 가운데서는 가장 뒤떨어진 것으로 기록됐다.
특히 중국이 지난해 34위에서 26위로 급부상, 우리를 앞지르기 시작한 것은 놀랍다. 신발, 섬유, 완구 등 경공업제품에서 이미 우리를 제압한뒤 이제는 제철, 석유화학, 개인용컴퓨터 등 중화학공업 분야에서도 빠른 추격을 해오며 우리보다 국제경쟁력이 앞서고 있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앞날에 위협적이다. 우리가 날로 치열해 가는 국제경쟁에서 이겨내려면 정부, 기업, 근로자 등 모든 경제주체들과 정치인, 경제인, 금융인, 기술자 등 모든 직종의 종사자들이 경쟁력 강화에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누가 누구를 나무랄 것도 없다. 어느 부문을 특히 찍어 지적할 것도 없다. IMD보고서의 조사대상 8개부문, 즉 국내경제, 사회간접자본, 국제화, 기업경영, 정부, 과학기술, 금융, 인력 등 가운데서 국내 경제부문에서만 4위이고 나머지 전 분야는 21위에서 43위까지 중간이하다. 특히 국제화(43위), 금융(40위), 사회간접자본(34위), 정부(33위)등은 바닥권이다. 정부가 그렇게 역점을 두어온 국제화가 거의 맨 밑바닥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 뭣을 의미하는지를 성찰해야 한다.
그동안 진단과 처방은 무수히 내려졌다. 이제는 실천만이 필요하다. 국제화 부문에서 특히 나쁘다고 지적된 것은 외국인 투자의 어려움과 폐쇄적인 문화다. 경제뿐 아니라 문화적 개방에도 힘을 쏟아야겠다. 금융과 사회간접자본은 국내에서도 이미 낙후성이 신랄하게 비판되고 지적돼 왔던 것으로 과감한 개혁과 투자정책이 요구되는 것이다.
또한 정부부문에서 비판적으로 지적된 정치시스템의 낙후, 행정의 중앙집중 및 불투명, 관료주의등도 서둘러 개선돼야 할 문제다. 한국에서 제일경쟁력이 있다고 자평하는 기업경영도 28위이니 그들도 발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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