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 수정안 여전히 신규참여사 입찰기회 제한”/“조선소 선정후 선사 결정이 특혜시비 방지책” 주장1조2,000억원에 달하는 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발주방안에 대한 조선업계와 해운업계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가스공사는 10일 현대중공업 등 LNG선 건조사업에 이미 참여했었던 기업에는 자동으로 입찰자격을 부여하되 일부 자격을 충족하는 기업의 신규참여도 허용하는 제한공개경쟁입찰방식을 발표했었다. 이 입찰방식대로 하면 신규참여를 희망해 그동안 입찰에 뛰어들 준비를 해온 삼성중공업 한라중공업 등 조선소와 대한해운 범양상선등 해운회사 가운데 삼성중공업과 대한해운만 자격을 획득할 것으로 평가되자 여기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가스공사는 지난 주초 신규참여기업의 자격기준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발주방식을 수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조선업계와 해운업계는 수정된 발주방식이 형식적으로는 신규참여 기회를 늘렸지만 현실적으로 입찰에 들어가기에는 여전히 벽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 발주방안은 6월14일 희망기업으로부터 입찰등록을 받은뒤 가스공사는 등록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방문조사 등을 통해 선박을 건조할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고 7월12일에 운영선사(해운회사)가 같이 건조할 파트너(조선소)를 선정토록 돼있다.
여기서 건조능력평가가 문제로 되고 있다. 가스공사는 외부평가단으로 하여금 선박건조(계약이행) 능력을 회사현황(25점) LNG선건조능력(45점) 건조준비상황(30점) 등 3개분야로 구분 심사해 종합평점 60점미만은 입찰대상에서 제외하고 심사결과는 공개치 않기로 했다. 이 심사는 자동으로 입찰자격이 주어지는 기존 참여사보다는 신규참여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에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선사와 조선소가 짝짓기를 해야 하는데 어느 선사가 입찰대상에서 아예 탈락할지도 모르는 신규사를 파트너로 고르겠느냐는 주장이다. 입찰자격이 이미 주어져 있는 기존사와 짝짓기해도 입찰에서 선가나 금융조건 등에서 밀려 떨어질지 모르는 판국에 신규사를 선택하는 선사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구나 한라중공업의 경우 가스공사가 발주방식 발표시 『뒤늦게 참여해 준비가 제대로 됐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해 파트너 선정에서 더욱 불리해진 상태다. 따라서 한라중공업은 가스공사의 공식 사과 및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한라중공업 등은 한걸음 더나아가 선사가 조선소를 미리 파트너로 선정케 돼있는 현행 발주방식의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90년 LNG 1,2호선 발주 때처럼 조선소를 먼저 선정하고 나중에 운영선사를 결정하는게 정도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92년 LNG 3,4호선도 원래는 조선소 우선원칙이 적용토록 돼있었으나 갑자기 선사가 조선소를 선정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하면서 해운회사를 계열사로 갖고 있던 일부 재벌이 특혜를 입게 됐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같은 특혜시비가 재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조선소를 완전공개경쟁방식으로 우선 선정하자는 주장이다.
LNG운반선은 척당 2,000억원을 넘는 고가에 높은 기술을 요구하는 특수선박으로 국제시장에서 앞으로 50∼80척이 발주될 전망이다. 국내 조선소 입장에선 이번에 꼭 낙찰받아 건조능력을 인정받아야만 국제시장에서도 수주가 가능해진다. 가스공사와 업계가 어떻게 이해관계를 조정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이백규 기자>이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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