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 소원지역 찾아 “정상회담 효과”/투자·교역 등 심도논의 「실무」 성과도이수성 총리의 터키·폴란드·헝가리·루마니아등 중·동유럽 4개국 순방을 두고 외무부및 총리실관계자들은 24일「총리외교」의 다채로운 가능성에 주목하는 평가를 내놓았다. 「정상대타 외교」에서 「의전―실무 병합외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루는 이같은 평가의 큰 줄기는 대체로 총리외교의 필요성 증대에 모아진다.
총리외교는 우선 1년에 1∼2차례를 넘기기 힘든 정상외교로는 커버할 수 없는 교류소원 지역을 총리가 대신 가줌으로써 「수뇌외교」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순방국들은 한결같이 국가수반이 최근 몇년간 1∼2차례씩 우리나라를 다녀갔지만 우리는 그에 대한 답방이 없었던 나라였다.이들나라들이 우리에 대해 상대적 소원함이나 피홀대의 감정을 가졌던 게 사실이었다. 이총리 역시 이점을 십분 인식한듯 순방결산 기자간담회에서『이들 국가의 서운함을 상당히 해소하고, 상호이해부족의 골을 메운 것을 큰 성과로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이총리는 또『방문국들이 너무 정중하게 환대를 해줘서 놀랐다』면서 『그렇지만 꼭 이렇게 격식을 갖춰 요란스럽게 하지 않더라도 언제든 필요할 때 (다른 나라를) 방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등 의전에 얽매이지 않는, 기동성 있는 총리외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실무적·실리적 경제외교도 이번 순방의 한 특징이다. 정상레벨에서는 다루기 힘든 투자·교역등 양국관계가 정부차원에서 깊이있게 논의됐고, 순방국마다 총리방문에 맞춰 민간경제협력 위원회와 무역위원회등이 개최됐다. 그동안 여러 이유로 타개되지 못했던 자동차관세 문제와 우리기업의 민영화사업 참여등 몇몇 민간부문의 양국관계가 총리방문을 계기로 매듭지어진 것은 손에 잡히는 당장의 성과였다.
또 이들 국가와 함께 중앙아시아, 구소련연방, 발틱해및 흑해연안국 시장에 공동진출키로 합의한 것은 우리경제의 외연확대라는 장기적·잠재적 성과로 평가될 수 있다.
정신적 유대강화의 기틀마련은 이번 순방의 빼놓을 수 없는, 색다른 성과이다. 이총리는 순방기간 내내 이들 국가 지도자들과 간단없는 정서적 접근을 시도했다. 그는 가는 곳마다 『침략과 수탈의 아픈 역사를 공유한 나라들끼리 도덕성과 윤리성에 기초해 문화적 친교를 맺음으로써 정치·경제협력의 기반을 더욱 굳건히 하자』고 강조했다. 「이수성외교론」이라 이름해도 좋을 그의 「문화·도덕외교론」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관계의 고정틀 속에서도 일정한 반향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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