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다중포석 정치적 승부수/차기총선·보수당내분 수습겨냥 여론화살 돌리기존 메이저 영국총리가 승부수를 던졌다.
메이저총리는 유럽연합(EU)이 영국산 쇠고기 관련 제품에 대한 금수조치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결정하자 21일 EU활동에 대한 협조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전시내각」을 구성하는 등 대EU 강경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EU에 대한 협조거부는 만장일치의 합의가 필요한 EU 정책결정구조상 EU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이에대해 EU국가들은 「이성을 잃은」 메이저총리가 잘못된 전술을 선택하고 있다고 일제히 비난하고 나서 EU와 영국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메이저총리가 초강경조치를 취하고 나선것은 우선 광우병 파동을 민족주의 감정에 호소, 정부에 대한 여론의 화살을 EU 쪽으로 돌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이를 발판으로 차기 총선까지 승리로 이끌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메이저총리의 모습은 82년 영국이 포클랜드섬을 둘러싸고 아르헨티나와 전쟁을 벌였을 때의 마거릿 대처를 연상시킨다. 「철의 여인」 대처는 당시 유럽공동체(EC)에 대한 기여금문제를 놓고 유럽의 지도자들과 거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국내적으로는 경기침체, 산업구조조정등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고 보수당은 의회에서 과반수에서 겨우 3석을 넘기고 있었다.
그러나 영국 국민들은 포클랜드 전쟁에서의 승리를 「해가 지지 않는」 영국의 자존심 회복이라는 민족주의 시각에서 바라봤고 대처는 이에 편승, 다음해인 83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1석의 불안한 우위에 있는 메이저총리의 보수당은 EU 통합, 광우병, 경제정책 등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분을 겪으면서 최근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극약 처방이 없으면 보수당의 회생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메이저총리에게는 「철」의 이미지가 없으며 이번 사태를 확실한 승리로 이끌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더욱이 메이저총리가 이번 게임에서 승리하더라도 EU와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쳐 영국의 장래는 오히려 어두워질 것으로 전망된다.<조재우 기자>조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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