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그기 유도작전 교신내용/「물오리작전」 지침따라 호위 비행공군본부는 23일 우리 공군의 F16 전투기가 북한공군 이철수대위(30)의 미그19기를 유도 착륙시킬 때까지 TACC(전역항공통제본부) 관제사와 나눈 교신내용을 공개했다.
교신내용은 F16기가 강화도 서쪽 15마일 상공에서 미그19기를 발견한 상오 10시53분부터 수원비행장에 착륙한 상오11시9분까지 이뤄진 것이다. 다음은 긴박했던 17분동안 지상 관제소와 F16전투기 사이에 오고 간 교신내용 전문이다.
(상오 10시53분 강화도 서쪽 15마일 상공. F16기가 3정도 떨어진 상공에서 비행중인 미그19기를 육안으로 확인했다)
―관제사: 90도 7천피트(3시 방향으로 선회해 고도 7천피트를 유지하라)
―조종사: JUDY(관제사 통제없이 단독으로도 적기를 요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뜻)
―관제사: WING ROCKING(양 날개를 좌우로 흔드는 것으로 귀순의사를 나타내는 행위)하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관제사: 3백20도 방향전환할 것.
(이 때 F16기가 접근하자 이철수대위는 미그19기의 속도를 마하 1·36에서 절반 수준인 4백노트까지 낮추고 랜딩기어를 내리는 등 귀순의사를 표시했다)
―조종사: 미그19기임. GEAR(랜딩기어)내리고 속도 줄였음. GEAR 내리고 수평비행하고 있음.
(귀순의사를 확인한 F16기 조종사는 공군의 귀순기 유도작전인 「물오리 작전」지침에 따라 미그19기 앞뒤에서 비행하기 시작했다)
―조종사: 후미에 붙겠음. 속도 2백50노트 유지. WING ROCKING. GEAR DOWN
―전통본부장: 귀순기가 확실하다. 1백50도 방향선회하여 침착하게 유도 착륙시켜라.
―관제사: 남쪽으로 해서 수원으로 착륙시키겠음.
―조종사: 착륙했음.
―전통본부장: 착륙했다고?
―조종사: 예, 이상없이 착륙했습니다.<홍윤오 기자>
◎미그기 귀순 수원기지 표정/이 대위 “보내준 노동당에 감사” 비아냥/회견직전 초조한듯 줄담배 “위스키 달라”
○…이철수 대위는 상오11시9분 공군 수원기지에 도착하자 마자 『노동당에서 보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당황한 군관계자들이 의미를 묻자 그는 『북한 노동당의 철두철미한 감시를 감쪽같이 따돌리고 귀순에 성공, 기쁜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방색 비행복 차림에 흰색 머플러 검은색 부츠 붉은 별이 새겨진 시계를 착용한 이대위는 잠시후 미그기에서 내린 뒤 우리측 군관계자 2명과 두손을 번쩍 쳐들며 기념촬영을 했다.
○…활주로에서 20여분 머물며 1차 조사를 받은 이대위는 곧바로 기지내 방으로 옮겨져 간단한 건강체크와 2차 조사를 받았다. 이대위는 건강진단에서 혈압이 최고 1백80, 최저 90으로 측정돼 상당히 긴장상태에 있음을 보여줬다.
이대위는 기자회견 직전에도 초조한 듯 『물을 달라』고 요구, 단숨에 비운 뒤 다시 『위스키 한 잔만 달라』고 해 한모금 가량 마셨으며 계속 담배를 피워물었다. 보도진의 질문공세가 시작되자 처음에는 땀을 흘리며 말을 더듬는 등 당황해했으나 가족관계 귀순동기 등을 차례로 말하면서 차츰 정상을 되찾아 또박또박 질문에 답했다.
수원기지 부단장 연제영대령(47)은 기자회견후 별도의 브리핑을 갖고 1시간여동안 귀순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연대령은 특히 이대위가 몰고온 전투기의 사후처리 문제를 묻는 질문에 『해체후 공군에 영구 보존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수원기지측은 낮12시35분께부터 30여분동안 활주로 옆 주기장에서 이대위가 타고온 미그 19기를 공개했다. 주기장 중간 통제선 안에 서있는 미그 19기의 동체는 전체적으로 은색빛을 띠고 있었으며 뒷부분 양쪽에 인공기가 그려져 있었다.
또 열려진 1인승 조종석 문과 전방 공기 흡입구 사이에 비행기 고유번호를 나타내는 「529」라는 붉은 번호가 씌어져 있으며 착륙시 비행기 속도를 줄이기 위해 사용됐던 낙하산이 비행기 꼬리에 붙어 있었다.
○…수원기지 주변은 상오 11시께부터 내·외신 기자 3백여명과 차량 등 50여대가 몰려 열띤 취재경쟁이 벌어졌다. 또 TV로 미그기 귀순 보도를 시청한 인근 주민 1백여명이 나와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때문에 기지 주변은 하오 늦게까지 극심한 교통체증이 벌어졌다.<수원=김진각·김관명 기자>
◎이 대위 보상금 얼마/현행법상 최고 4억6천여만원까지 가능
이철수 대위가 받게될 보상금은 얼마나 될까.
현행 「귀순북한동포보호법」에 따르면 귀순동포에게는 연령 가족수 노동능력등을 고려, 현재 월최저임금(28만8천1백50원)의 30∼1백배에 해당하는 돈이 정착금으로 지급되며 15평이하 주택을 무상제공하거나 임대보증금이 주거지원비로 제공된다.
여기에 교육비등을 합쳐 실제로는 1인당 평균 1천7백만원 정도가 일시불로 지급된다.
그러나 이대위는 일반귀순자대상 지원금외에 「보로금」을 별도로 지급받게 된다. 이 법 시행령은 「귀순동포가 제공한 정보, 또는 장비의 종류와 활용가치등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 특히 군함과 전투·폭격기를 몰고올 경우 황금 1만∼2만, 또는 이에 상당한 금액을 지급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를 금도매시세로 환산하면 최저 1억1천여만원에서 최고 2억2천여만원이다.
또 정보가치에 따른 보로금도 최고액수가 같으므로 현행법상 이대위가 받을수 있는 최고액은 4억6천여만원이 된다. 보건복지부 귀순북한동포보호위원회는 이 범위안에서 심의해 지급액을 정한다.
그러나 이대위가 최고액을 받는다해도 83년 이웅평씨가 받은 것으로 알려진 13억6천여만원보다는 훨씬 적다. 이는 93년 개정전 법률인 「월남귀순용사특별보상법」이 지금보다 훨씬 후한 보로금과 정착금등을 보장했던데 따른것이다.<이준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