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간대 「대규모」 기습남하/경고도 무시… “위험상황 분석”23일 새벽 북한 경비정 5척이 서해 연평도 근해 우리측 북방한계선(NLL)을 월선한 사건은 최근 몇차례 월선행위와는 성격이 다른 중대한 도발로 간주되고 있다.
국방부와 합참은 사건 직후인 이날 상오 기자회견을 갖고『이번 사건은 한반도 긴장 조성을 위해 너무나 의도적으로 자행된 명백한 도발행위』라며『군은 이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이 북한경비정 월선사건을 이처럼 심각한 상황으로 보는 이유는 5척의 적지않은 선단이 새벽시간대에 기습적으로 월선, 우리측의 무력저지에도 불구하고 1시간30분만에야 되돌아 갔다는 점이다.
북한쪽에 이상징후가 발견된 것은 이날 상오 5시24분. 북한 서해함대사령부 소속 함정 10여척이 황해남도 등산곶과 순위도 부근에서 해상훈련을 실시하다 이중 5척의 고속경비정이 갑자기 남쪽으로 기동을 시작하는 것이 우리측에 포착됐다.
우리측은 즉시 연평도 서남쪽 인근 해상에 있던 고속경비정 12척을 긴급 출동시키는 동시에 호위함및 초계함들이 기동을 시작하며 지원태세를 갖췄다. 전투기들은 조종사를 탑승시킨채 발진대기상태에 들어갔다.
상오 5시51분. 북한경비정들은 NLL을 넘어온뒤 계속 남하, 우리측 4마일(약 7㎞)지점까지 침범했다.
우리 경비정들은 일단 교전규칙에 따라 시위기동을 하면서 발광및 음향, 기수신호등을 보냈지만 북한 경비정들은 한동안 북상을 거부하다 상오 6시10분께 선수를 되돌렸다.
양측 경비정들이 대치한 거리는 불과 3백 정도였고 여차하면 우리측의 경고사격이 시작될 뻔한 긴박한 상황이었다.
이어 북한경비정들은 상오 7시18분 NLL을 넘어 북쪽으로 되돌아갔고 상오 8시 상황이 종료됐다.
이에앞서 지난달 19일 북한 경비정 2척이 역시 연평도 서남쪽 해상에서 NLL 남쪽 1까지 침범했다 1시간 30분만에 되돌아갔었다. 그러나 당시 우리군은 북한의 해상기동훈련중 발생한 우발적인 상황으로 판단했었다. 또 지난 11일에도 북한 함정들이 NLL을 1·5마일 정도 월선한 적이 있으나 이때는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생긴 우발 상황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이번 월선 사건은 10척이 넘는 함정들이 새벽시간대에 대대적인 기동훈련을 실시하다 의도적으로 기습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또다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야기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NLL이란 휴전 직후인 53년 우리측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선으로 북한은 70년대 중반 12마일 영해선언을 한 이후 이를 무시하는 크고 작은 도발행위를 계속 해왔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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