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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시점“돌발 변수”/북 미그기 귀순­4자회담·남북관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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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시점“돌발 변수”/북 미그기 귀순­4자회담·남북관계 파장

입력
1996.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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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체제불안감 개방위축 소지/강온대립에도 영향줄 가능성23일 돌발한 미그 19기 귀순은 북한 내에서도 체제불안을 반영하는 심각한 징후로 해석될 가능성이 큰 사건이다. 때문에 외무부 등 통일·외교 관련 정부 부처에서는 북한측의 향후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건으로 증폭될 북한측의 체감 위기가 4자회담 등 남북관계 진전 및 북한의 개방정책 추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이날 『이번 사건은 북한의 체제불안감을 증폭시키거나, 보수 강경세력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이렇게 될 경우 남북관계 및 북한의 개방 추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전투기 조종사의 귀순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83년 역시 미그 19기를 몰고 극적으로 귀순한 이웅평씨를 비롯해 분단 이후 모두 7차례의 북한 전투기 조종사 귀순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올해초부터 잇따른 시베리아 벌목공들의 탈북, 잠비아주재 북한외교관인 현성일씨부부, 김정일의 전처 성혜림일가 망명기도설 등과 맞물리면서 북한 지도부에 엄청난 부담을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북한의 내부 기류에 미칠 영향을 크게 두가지로 보고 있다. 첫째는 개방 및 개혁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4자회담 등 「당근」을 보장하고 있는 대화에 나서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도 개방이 체제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불안감』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이같은 불안감이 증폭될 경우 북한의 개방정책은 당분간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이 미칠 또하나의 부정적 영향은 북한 내 강온파 대립 상태에서 군부를 중심으로 한 강경세력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이는 물론 이번 사건이 최근 고조되고 있는 북한의 개방정책에 따른 체제이완현상으로 해석될 경우에 해당한다. 북한의 대외정책은 결국 북한내 개혁세력과 보수강경세력의 전술적 절충에 따라 결정 될것이기 때문에 이는 곧 4자회담 및 남·북·미의 3자접촉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우 최근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휴전선 및 서해일대의 국지도발 등 모험을 부추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북한은 최근 잇단 탈북에 대한 위기감을 대남정책기조에 고스란히 반영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성혜림일가의 망명설에 대해서는 『최고위층을 모략하는 작태』라며 신경질적인 초조감을 감추지 않았다.

결국 문제는 북한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봐야한다. 이번 사건을 개방에 따른 체제 이완으로 해석할 경우 남북관계는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다.<장인철 기자>

◎귀순 이철수 누구인가/국가훈장 등 5차례… 북 엘리트장교

이철수 대위(30)는 92년 국가훈장을 받는 등 5차례 훈장 및 메달을 받은 북한공군의 엘리트장교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대위는 92년 국가훈장(3급)을 받은 것을 비롯해 전사명예훈장(2급), 공군메달 2개, 3대 혁명훈장 및 조국해방 40돌 메달 등을 받았다. 북한 공군 및 반항공사령부 1비행사단 57연대 2대대소속 책임비행사인 이대위는 66년6월21일 함경북도 어랑군 어랑읍에서 태어나 평안남도 온천군 온천읍 201 온천비행장 관사에서 아버지 이춘상씨(62)와 처 이명옥씨(27), 아들 명진군(5) 딸 명인양(3)과 함께 살다 귀순했다. 어머니는 92년 9월 사망했다.

이대위는 73년 9월1일 삼지연 인민학교에 입학, 삼지연중학교를 졸업하고 82년 5월1일 제17 비행군관학교에 입학, 86년 8월4일 임관했다.

그는 임관후 10년간 조종사로 근무했으나 비행시간이 3백50시간에 불과하며 귀순 당시 이착륙 숙달훈련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박희정 기자>

◎미그19 어던 비행기인가/55년 나온 북 주력기 위력은 낮은편

미그19기는 55년 최초의 초음속 전천후 요격기로 처음 선보인 이래 미그21기와 함께 북한의 주력전투기로 활용되고있다. 비교적 구형에 속해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전성기에는 뛰어난 기동력을 과시, 베트남전에서 월맹군이 미국 F4(팬텀)기의 맞수로 공중전에 활용되기도 했다.

조종사 1명이 탑승, 최대 마하 1·36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며 23∼37㎜ 기관총 공대공미사일 6발과 최대 2천4백파운드의 폭탄을 탑재, 공중요격과 대지상 공격능력을 갖추고있다.

전장 12.3m, 기폭(날개포함) 8.8m, 높이 3.8m이며 항속거리는 2천1백60㎞, 전투행동반경 9백50㎞, 상승고도는 약 1만5천이다. 북한공군은 귀순가능성을 우려해 기름을 작전에 필요한 양 만큼만 주는것으로 알려져 항속거리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83년 이웅평대위가 몰고 귀순해온 비행기도 미그19여서 우리나라에 넘어온 미그19는 모두 2대이다.<홍윤오 기자>

◎미·일 반응/백악관 “망명분명 한국서 잘처리”/하시모토 “귀순동기 등 정보 수집중”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22일 밤(현지시간) 앤터니 레이크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으로부터 북한 미그기의 한국 귀순사실을 보고 받았다. 데이비드 존슨 백악관 대변인은 클린턴 대통령이 뉴욕에서 밀워키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1차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분명한 망명으로 한국측이 잘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밀워키(미위스콘신주) 로이터="연합">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일본 총리는 23일 북한 미그 19기 귀순과 관련, 『한국 정부로부터 연락을 받고 정보를 수집중』이라며 『미그기를 조종했다면 상당히 신뢰받는 비행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시모토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이같이 말하고 망명으로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적어도 수원비행장에 내렸다는 것은 그렇게 이해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밝혔다. 그는 또 『(망명)동기가 체제문제인지 개인적인 것인지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도쿄=박영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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