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총선 야당선자 결집 집회강행/민주화불꽃 지피기 “세계가 주목”미얀마 민주화의 영웅 아웅산 수지여사(51). 그가 또다시 군부정권에 도전장을 던져 미얀마 정국이 민주대 반민주의 대결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수지여사가 군부정권이 무효화한 90년 총선압승 6주년 기념집회를 추진하자 군부정권이 민주인사에 대한 대량 사전구금으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수지여사는 88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 89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6년간 가택연금을 당했으며 9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연금해제 후에도 반정부 세력을 결집하는 등 비타협 노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수지여사의 이번 집회목적은 탄압으로 유산된 90년 총선에서의 국민적 승리를 환기시켜 시민들에게 민주화 불꽃을 다시 지피자는 것이다. 수지여사의 집회강행 선언에도 불구하고 그의 노력이 당장 범시민적 민주화 기폭제로 승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집권 군사평의회인 「국가법질서회복위원회(SLORC)」가 야당을 불법화한 가운데 국가 하부구조까지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탓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 등의 강력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군부의 대량구금이 국제적 경제제재등 특단의 압력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희박해 보인다.
군부는 62년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미얀마식 사회주의」를 실시해 경제를 파탄에 빠뜨렸으나 88년부터 「개발독재」모델을 지향, 시장경제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관광·천연가스 등에 외자를 적극 유치해 93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7%에 달하는 등 활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비정당성과 비민주성에 따른 불안정은 끊임없이 미얀마 발전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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