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결정 순간 상징물 속 축구공 나눠줄 것”『월드컵은 꼭 우리나라에서 치러져야 합니다』
상계동 미도파백화점 홍보실 정소연씨(24·여)의 월드컵유치에 대한 바람은 여느 시민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비록 월드컵유치를 위한 공식단체에 가입한 적은 없지만 스스로가 월드컵유치의 당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씨는 『지난달 26일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2월부터 기획실 직원 10여명과 야근을 마다않은 60여일의 노력끝에 1,000개의 축구공으로 월드컵 상징물을 완성, 명동 본점앞에 선을 보인 날이다.
입사이래 10여차례의 이벤트를 치러낸 정씨도 『이번 행사를 앞두고는 전에 없이 고민에 빠졌다』고 말한다. 세계인의 축구축제인 월드컵의 의미와 월드컵유치를 열망하는 국민적 여망이 워낙 커 이를 단적으로 형상화할만한 묘안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7m높이의 불꽃모양 축구공탑에 착안, 1,500만원의 거금을 들여 완성했지만 정씨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고객을 포함한 시민들의 반응이 좋지않아 월드컵유치에 행여 나쁜 영향을 미치면 어쩌나하는 걱정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씨의 걱정은 기우로 끝났다. 정씨는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이 상징물앞을 오가며 「공을 얻을 수 없냐」고 짓궂게 관심을 표명하거나 외국인들이 월드컵 유치를 기원해주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요구할때면 뿌듯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씨는 93년 강원대 불문과를 졸업한 문학도. 학창시절 행사기획이나 이벤트를 공부한 적은 없지만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좋아서 입사때 홍보실업무를 자청했다. 정씨는 『백화점직원이기 때문에 장삿속으로 월드컵유치 기념물을 만든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월드컵을 열망하는 국민된 도리라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월드컵 유치를 아예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정씨는 『유치결정 순간 상징물의 축구공을 해체, 고객들에게 나눠줄 계획인데 이때 몰려드는 인파로 명동일대 시내 중심가 교통이 온통 마비될 것』이라며 약간은 「허풍」섞인 걱정거리를 털어놓았다.<이영태 기자>이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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